아픈 손가락 못 벗어나는 LG전자의 '모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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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분기 연속 적자…새로운 출시 전략 통할지 관심

▲ LG V30 '라즈베리 로즈' (사진=LG전자)

[서울파이낸스 이호정 기자] LG전자가 지난해 우수한 실적을 냈지만, 스마트폰 사업을 맡는 MC사업본부의 성적표는 초라하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에 매출 16조9636억원, 영업이익 3668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지난 25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4.8% 늘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흑자전환'했다.

다만 MC사업본부는 매출 3조655억원, 영업손실 2132억원을 기록하면서 11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지난해 4분기 V30을 야심차게 출시했지만 실적에는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LG전자 측은 "V30의 출시로 매출액이 전 분기 대비 9.2% 증가했지만, 스마트폰의 주요 부품 가격 상승과 V30 마케팅 비용이 발생하며 영업적자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지속적인 사업구조 개선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적자는 직전 연도 대비 5009억원 개선됐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실적 반등의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발화' 사건과 애플의 '배터리 게이트' 등이 있었다. 배터리 이슈에서 가장 잡음이 없지만 한번 돌아선 소비자들은 LG 스마트폰을 외면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에서는 삼성전자와 애플에 밀리고, 중저가 스마트폰은 중국 제조사들의 추격을 받는 샌드위치 신세다.

이러한 상황에도 LG전자의 MC사업본부 부진 탈출의 해법은 딱히 보이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국내 증권사들은 올해도 LG전자 MC사업본부가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2018년 실적을 예상한 보고서에서 "2018년에도 여전히 MC사업본부는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에 따라 MC사업부의 사업 가치를 0으로 가정했다"고 말했다.

이에 LG전자는 2018년도 인사에서 MC사업본부장을 조준호 사장에서 황정환 부사장으로 교체했다. 적자가 이어진 사업에 대한 책임을 묻고 분위기 쇄신에 나선 조치로 보인다.

올해 출시 전략도 이전과는 다르다.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 'G7'의 출시를 미루고 내달 모바일 전시회 'MWC 2018'에서 'V30' 2018형을 공개하기로 한 것. LG전자는 전날 콘퍼런스콜에서 차기 전략모델은 경쟁사의 계획과 상관없이 상반기 내에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전략에 1분기 마케팅비가 감소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상반기에 삼성전자 신작이, 하반기에 애플의 신작이 출시된다는 점에서 애매해진 출시 시기로 흥행에 실패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또 새 프리미엄 스마트폰 G시리즈를 떼고 새 브랜드를 달게 된다면 리브랜딩에 따른 비용도 무시할 수 없다. 여기에 독자적으로 개최하는 행사는 MWC 등과 같은 대형 행사보다 세간의 집중도가 떨어지는 게 당연하다. 이를 상쇄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마케팅비가 필요할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재 업계에서는 MC사업본부의 부진 탈출을 위해서는 브랜드 이미지 개선이 먼저 이뤄져야한다는게 중론이다. LG전자 스마트 폰은 나오기전에 호평이 이어지지만, 그 호평이 판매량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카메라와 음질 등 제품 품질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던 'G6'와 'V30'의 판매량이 높지 않은 것도 브랜드 이미지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현재의 위치에 대한 냉정한 자기 평가가 필요할 것 같다"며 "삼성과 애플보다 낮은 브랜드 이미지, 중국 제조사와 비교할 때 가격 대비 메리트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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