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윤호 기자] "현대상선은 고소사건 진행과 보조를 맞춰 각종 법률적 조치들을 통해 부당한 기존 계약들을 개선하는 한편, 관련된 손해회복을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최근 현대상선이 현대그룹 총수인 현정은 회장 및 전임 임원들에 대해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소하면서 언론에 밝힌 내용이다.

회사가 조기 경영정상화를 위해 과거 체결된 계약을 검토하던 중 현대로지스틱스(전 롯데글로벌로지스)의 매각 과정에서 피고소인들이 회사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구조를 설계하고 실행했다는 내용이다.

현대상선에 따르면 피고소인들이 현대로지스틱스의 매각가격을 높이기 위해 회사가 단독으로 1094억원의 후순위 투자 및 162억원의 영업이익 보장을 골자로 하는 악성계약을 체결해 회사에 손실을 안겼다. 따라서 이 같은 악성계약을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로 인해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더 많다는 데 있다. 회사가 과거 적폐를 청산하고자 하는 노력에는 아낌없는 손뼉을 쳐주고 싶지만, 소송으로 주식거래정지와 함께 상장폐지까지 거론되면서 자충수(自充手) 논란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는 이번 소송이 공시 규정상 상장 실질심사 사유에 해당해 현대상선의 주식거래를 정지했다. 또 일각에서는 상장폐지 이야기까지 거론되고 있다. 실제 현대상선의 주식거래는 내달 6일까지 멈춘 상황이다.

때문에 주주들의 불만은 최고조에 달해 있다. 게다가 현대상선은 지난달 6000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유상증자 공모까지 한 상황이다. 이에 현대상선이 주식 거래정지 가능성 등을 알면서도 유상증자를 실시한 뒤 소송을 진행했다는 음모론까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의 연임을 위한 포석이라는 주장도 있다. 유 사장의 흑자전환 약속을 지키기 위한 노림수라는 것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과연 현대상선이 무슨 계산을 가지고 유상증자와 소송을 진행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현대상선의 소송이 과거 적폐를 청산을 통한 득(得)보다는 주주의 불만과 회사의 신뢰를 떨어뜨린 실(失)이 많다는 의견이다. 신뢰를 저버린 회사를 더 이상 믿을 수 있겠냐는 것이다.

다만 현대상선의 주장도 마냥 무시할 수는 없다. 적폐 청산이 새로운 도약을 위한 디딤돌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단 주사위는 던져졌다. 현대상선의 이번 소송이 새로운 도약을 위한 디딤돌이 될지, 아니면 주주의 불만과 회사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자충수가 될지 그들의 항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