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일단 챙기고 경영권 프리미엄 유지"
론스타, "일단 챙기고 경영권 프리미엄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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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銀 지분13.6% 블록 세일...지분 51%로 줄어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ihkong@seoulfn.com>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가 비밀리에 지분 일부를 매각하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론스타의 의중이 무엇인가에 금융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21일 블룸버그 통신 보도> 
론스타의 외환은행 블록세일 주식 매각 물량은 정확히 13.6%(8770만주)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론스타가 보유하고 있는 외환은행 지분은 51.02%로 줄어 든다.
이로써, 얼마전 연합뉴스와의 뉴욕 인터뷰에서 존 그레이켄 회장이 "소송중에도 팔 수있다거나, 최적의 매각을 위해 1~2년을 기다릴 수 있다"고 밝힌 것은, 단순한 가정이나 연막작전이 아닌 치밀하게 계산된 발언임이 확실해졌다.
 
일단, 금융권에서는 론스타의 지분 매각이 지난해 씨티은행으로부터 빌린 차입금을 상환하기 위한 현실적인 필요성때문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론스타는 2003년 외환은행 인수 당시 체결한 주식매수옵션을 근거로 지난해 5월 수출입은행과 코메르쯔방크로부터 각각 4913만주와 4176만주 등 총 9천89주를 주당 8천488원에 사들였었고, 당시 자금마련을 위해 씨티은행으로부터 8억5천만달러(약 7천715억원)을 차입했었다. 이 때문에 론스타는 매달 45억원 정도의 이자를 지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이번 지분 매각이 이 차입금 상환용일 것이라는 관측이 자연스럽게 제기되고 있는 것. 블룸버그 통신의 보도에 의하면 론스타가 팔려고 하는 외화은 지분은 11억달러(韓貨 1조197억원)에 해당하는 11.3%. 씨티은행에 갚아야할 원금과 이자 8천3백억원 정도와 매각대금이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이 이같은 관측에 무게가 실리게 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소송 등으로 매각자체가 쉽지 않게 된 현재의 교착상태를 타개하면서, 분할 매각을 통해 한국시장 탈출하려는 '신호'(먹튀)가 아닌가하는 의구심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즉, 론스타가 복잡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지분을 쪼개 파는 방식을 선택했고, 그 일환으로 1차 매각을 시도했거나, 이미 완료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금융권 관측의 무게 중심은 후자쪽으로 더 기울어 있는 분위기다.

론스타는 올해 6천449억원의 배당을 받아 이미 어느 정도의 이익을 챙긴 상태. 여기에 주가상승분까지를 감안하면 분할매각을 하더라도 당초 국민은행에게 매각하기로 했던 만큼의 돈은 챙길 수 있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때문에, 이번 지분 매각으로 몸집을 줄일 경우 매수측 부담을 그 만큼 줄일 수 있게 돼 딜을 성사시키기가 쉬워진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개연성이 크다는 것.

특히, 이번 지분 매각을 감안하더라도 론스타의 나머지 보유 지분은 50% 이상 남게된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붙여 제 값을 받고 파는 데는 하등의 지장이 없다.

더구나, 지나해 11월 국민은행과의 매각 계약이 파기된 데 이어, 최근 싱가포르 개발은행(DBS)과의 매각 협상마저 금융당국 승인 문제들으로 성사가 어렵게 된 정황논리도 중시할 필요가 있다. 이래 저래 단 번에 매각하기는 어려워 진 만큼 당국의 승인등 까다로운 절차를 피할 수 있는 '분할 매각'을 선택할 이유와 명분은 된다는 지적이다.

2003년 외환은행 매각의 불법성 여부에 대한 법원의 1심 판결이 나오기 전에 외환은행 인수에 나설 기관을 찾기 어려운 점도 지분 분할매각을 통한 연내 매각 추진 가능성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하다. 특히, 법정 공방에서 불리한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도 염두에 둔다면, 분할 매각이 유효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번 지분매각은 곰곰생각해 보면 볼 수록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닌, 어쩌면 당연하고도 현실적인 선택으로 볼 수 있다.
 
공인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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