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에 타고 습기에 눌리고"…지난해 손상화폐 3.7조원
"불에 타고 습기에 눌리고"…지난해 손상화폐 3.7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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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한국은행

폐기처리 규모 3조7693억원…5만원권 가장 많아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 충남의 강 모 씨는 식당을 운영하는 부모님이 싱크대에 보관하다가 습기로 손상된 현금 5877만원을 지난해 한국은행에서 교환했다. 광주의 김 모 씨는 집을 비운사이 화재가 발생해 불에 타고 남은 749만원을 새 지폐로 바꿨다. 

이런 식으로 지난 한 해 한은이 폐기 처리한 손상화폐 규모는 3조7693억원 규모다. 장 수로는 6억장에 달하며 이 손상화폐를 모두 새 화폐로 바꾸는데에만 617억원이 들었다. 일반 국민들이 한은에 직접 손상화폐를 가져온 사례를 보면 높은 액면가로 보관이 늘어난 5만원권의 손상이 가장 많았다. 

16일 한은이 발표한 '2017년 중 손상화폐 폐기 및 교환규모'에 따르면 지난해 중 한은이 폐기한 손상화폐는 3조7693억원, 6억장에 달했다. 지난 2016년(3조1142억원)과 비교했을 때 6551억원(21.0%)이나 증가한 규모다. 폐기된 손상화폐를 새 화폐로 대체하는데에는 617억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지난해 가장 많이 폐기 처리된 지폐(은행권)는 만원권(3조404억원, 폐기은행권의 80.7%)이다. 이어 5만원권(3338억원, 8.9%), 5000원권(2109억원, 5.6%), 1000원권(1817억원, 4.8%) 순을 기록했다. 주화의 경우 500원화(9억1000만원, 주화교환액의 37.0%), 100원화(8억9000만원, 36.1%), 10원화(5억4000만원, 21.9%), 50원화(1억2000만원, 5.0%) 순이었다.

지난해 폐기된 지폐는 5t트력 99대분에 해당된다. 이 지폐를 모두 쌓으면 백두산(2750m) 높이의 21배,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산(8848m) 높이의 6배나 되고 모두 연결할 경우 경부고속도로(416Km)를 약 79회 왕복할 수 있는 물량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 표=한국은행

2017년 중 일반 국민들이 한은에서 교환한 손상화폐는 5만원권의 손상규모가 14억7000만원(69.3%)으로 가장 많았고, 만원권은 6억1000만원(28.6%), 1000원권은 2900만원(1.4%), 5000원권은 1500만원(0.7%) 순을 기록했다. 주화는 500원화 13억5000만원(54.4%), 100원화 9억4000만원(37.9%), 50원화 1억3000만원(5.2%), 10원화 6000만원(2.4%) 순 이었다. 

주요 손상사유로는 장판 밑 눌림, 습기에 의한 부패 등 부적절한 보관방법에 의한 경우가 11억6000만원으로 전체 교환액의 54.7%를 차지했다. 불에 탄 경우는 7억2000만원으로 33.9%에 달했다. 세탁 또는 세단기 투입 등 취급상 부주의에 의한 경우도 2억4000만원(11.4%) 수준으로 집계됐다.  

손상된 화폐가 무조건 액면가대로 교환될 수 없는 만큼 개인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지난해 일반 국민이 한은에 교환을 의뢰한 손상은행권의 액면금액은 22억5000만원이지만 실제로 교환 받은 금액은 21억3000만원(전체 액면금액의 94.6%)에 그쳤다. 

한은은 화재 등으로 은행권의 일부 또는 전부가 훼손되어 사용할 수 없게 된 경우, 원래 크기와 비교해서 남아있는 면적이 3/4이상이면 액면금액 전액을, 3/4미만∼2/5이상이면 액면금액의 절반을 새 돈으로 교환해 주고 있다. 

▲ 표=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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