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질주, 내년에도?…전문가들 엇갈린 전망
코스닥 질주, 내년에도?…전문가들 엇갈린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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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정책+好실적 타고 상승 vs 바이오 거품 붕괴 뒤 주춤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이달 들어 주춤했던 코스닥 시장이 폭풍질주를 하고 있다. 나흘 연속 상승세를 지속하며 800선 탈환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러한 흐름이 내년에도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증시 전문가들이 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정부 정책과 함께 상장사의 이익 개선 전망이 상승 모멘텀이 될 것이란 낙관론과 현재 코스닥을 이끌고 있는 바이오주의 거품이 꺼지면서 지지부진한 국면에 돌입할 것이란 비관론이 혼재하는 모습이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장 대비 6.47p(0.82%) 오른 798.42에 마감했다. 나흘 연속 상승 흐름을 이어감과 동시에 지난 달 27일 기록했던 종전 종가(796.80)도 갈아치웠다. 전날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3.90% 급등한 것을 포함, 이 기간 상승폭만 7.85%에 달한다. 이에 지난 한 달여 동안 내줬던 낙폭을 모두 회복했다.

코스닥이 연말 랠리를 펼치면서 많은 전문가들은 이 같은 움직임이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전날 발표된 문재인 정부의 코스닥 시장 활성화 정책과 기업들의 이익 개선이 지수 상승을 부양할 것이란 전망에서다.

정부는 전날 발표한 '2018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코스닥 투자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연기금 위탁운용 유형에 '코스닥 투자형' 신설을 권고하기로 결정했고, 벤처기업 투자신탁 의무투자비율 조정 등 세제지원 요건을 완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적자 기업도 성장성이 있으면 상장이 가능한 '테슬라 요건'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닥이 그간 초강세장을 이뤘던 몇 번의 경험을 반추해 보면, 정부의 벤처기업 활성화 정책이 주효했다"며 "이번에 나온 정책들도 코스닥 시장에 상당히 의미 있게 반영돼 내년 상반기에는 좋은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김대중~박근혜 정부는 집권 2년차에 코스닥 활성화 정책을 본격 추진했고, 그해 코스닥 지수는 전년과 견줘 평균 70%가량 상승한 바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정책 중 혁신성장의 경우, 규제완화로 제4차 산업혁명 관련 미래성장동력 핵심 선도사업과 혁신기업 생태계를 육성해 일자리 창출을 도모하자는 데 있다"며 "이에 따라 4차 산업업혁 관련 주식들의 본격적인 상승에 촉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코스닥 상장사의 호실적도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내년 코스닥 상장사들의 올해 대비 영업이익 증가율은 32%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14%에 불과한 코스피와 견줘 2.3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이경수 연구원은 "이익 측면에서도 코스닥이 코스피보다 훨씬 높게 점쳐진다"며 "실적 개선 기대감은 지수 레벨업 재료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제언했다.

다만 장밋빛 전망 속 비관론과 신중론도 나온다. 현재 코스닥 상승을 견인하는 제약·바이오주의 거품이 꺼지면서 이내 시장 전체가 주춤할 것이란 설명이다. 이들 종목은 하반기 들어 급등세를 연출하며 코스닥의 고공비행을 이끌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거품론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2000년대 초반 시장을 뒤흔들었던 'IT버블'이 재현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투기적 매매형태를 보이고 있는 제약·바이오주가 내년 초까지는 상승하겠지만, 이내 쇠퇴할 것"이라며 "해당 종목들은 더 이상 테마가 되기 어렵기 때문에, 어려운 국면에 진입하면서 700선 밑으로도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 들어 4차 산업혁명 등으로 움직일 가능성은 있지만, 이외에 우호적 재료는 그다지 없다"고 덧붙였다.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달 코스닥이 800선 언저리까지 올랐다가 제약·바이오주의 버블 논란에 하락한 것을 봤을 때, 실적에 비해 빠른 주가 상승세를 보이거나, 막연한 성장성에 기댄 주가 상승은 항상 버블 우려가 상존한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코스닥 같은 경우 실적에 바탕을 두느냐, 시장에 전반적으로 한 단계 레벨업을 하느냐 하는 쪽으로 가야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면서 "일부 업종에 의지하거나 일부 호재성 뉴스에 기대서 상승한다면 지속성 측면에서 오래 가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정부 정책에 대한 지나친 기대도 경계하는 시각도 있다. 이종우 센터장은 "세간의 기대와는 달리 정부 정책이 지수 상승에 결정적 모멘텀이 되기는 힘들 것으로 본다"며 "그간 정부가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많은 노력을 했음에도, 뚜렷한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았던 과거 사례가 이를 방증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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