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도 되는 신용카드, 공항버스는 'K카드만'
택시도 되는 신용카드, 공항버스는 'K카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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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카드 사업자의 독점권행사, "시민불편 뒷전"
대중교통 이용하는 시민들이 되레 '아쉬운 입장'
 
[서울파이낸스 이광호 기자]<lkhhtl@seoulfn.com>대치동에 사는 김모씨(28)는 해외출장이 잦아 삼성동에서 인천국제공항까지 오가는 공항버스를 탈 일이 많다.

그는 평소 꼼꼼한 성격에 환전한 돈과 버스비를 낼 원화를 함께 챙겨둔다.
그런데, 얼마전 일본 출장을 다녀오면서 돌아갈 버스비를 깜빡 잊고 기내에서 원화로 화장품을 구매하고 말았다.

'후불제 교통카드가 있으니까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버스에 오른 그는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

여행지에서 카드를 분실할까 지갑에 주로 사용하는 A사 카드 한장만 넣어왔는데, 공항버스에선 '국민카드'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가지고 있는 현금은 2000원. 보통 7~8000원이 넘는 공항버스를 타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어쩔 수 없이 무거운 짐을 끌고 공항내 ATM기를 찾아 현금을 인출하고서야 버스를 탈 수 있었다.

교통혼잡을 방지하고 시민들에게 실용적인 이동수단을 제공하기 위한 대중교통.
모든 시민들에게 제공되는 보편적인 서비스로 전국 곳곳에 그 가지를 뻗치고 있지만, 정작 그 가지 사이사이에는 시민들의 불편의 목소리가 끼어 있다.
하는 수 없이 이용해야 하는 대중교통이기 때문에 특정 신용카드만 받는다고 하면, 대부분 시민들이 이를 감안해 해당카드를 발급받거나 현금을 준비할 수밖에 없다.

어쩌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이 왜 '아쉬운 입장'이 돼버린 것일까?

한 시민은 "카드사가 10여개가 넘는데 특정 신용카드만 쓸 수 있도록 한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지자체를 대상으로 사업자들이 로비를 펼친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국관광공사의 관광통계를 보면, 지난해 인청공항을 통해 출입국한 내국인만 1100만여명. 해외 여행의 보편화와 유학인구 증가 등으로 휴가철, 명절시즌에 공항을 통해 입·출국하는 국민들은 갈수록 늘고 있다.

이처럼 많은 인구가 인천공항을 찾고 공항연결 교통편을 이용하고 있는데도, 특정카드가 아니면 현금으로만 버스를 탈 수 있게 해 시민들의 불편하게 하는 것은 납득이 어렵다.

그러나, 교통카드사업자는 대표 가맹점이라는 이유로 신용카드사들에게 고액의 진입비용을 요구하고 있으며, 신용카드사들은 수익성때문에 언감생심이다.

A카드사 관계자는 "여러번 교통카드사업자와 계약을 체결하려 했으나, 교통카드사업자가 독점권을 행사해 과도한 금액을 요구해 서로간의 계약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고객들에게 보다 많은 편의를 제공하는 것은 좋지만, 카드사의 수익성은 일반 서비스보다 떨어진다"며 "수지타산을 따져본 후 시외버스의 대표 가맹점으로 있는 이비사업자와 조만간 협상을 통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요즘 들어서는 각종 신용카드로 결제가 가능한 택시들도 상당수 등장한 상태.
공항버스가 카드사용에 불편이 있다는 것은 분명 문제다. 개선방안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이광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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