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에도 보험사 공시이율 '제자리'
기준금리 인상에도 보험사 공시이율 '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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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면 만기 환급금 증가…IFRS17 도입 앞두고 눈치보기

[서울파이낸스 서지연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6년만에 전격 인상했지만 보험사들의 공시이율은 답보상태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과 하나생명, 신한생명은 12월 저축성보험의 공시이율을 0.01%p~0.03%p 인상했다. 교보생명과 신한생명의 경우 하반기 들어 처음으로 상승한 것이다. 

다만 아직은 금리 변화 추세를 계속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삼성생명과 ABL생명, 동양생명, 교보라이프플래닛 등의 경우 공시이율은 최근 3개월간 변동이 없었다. 삼성생명의 보장성보험과 저축성보험은 2.50%와 2.58%를 유지했다. 

공시이율이란 은행의 예금금리처럼 고객에게 지급되는 이자율을 뜻한다. 시중금리와 보험사의 운용자산이익률, 국고채 등의 외부지표수익률을 반영해 측정되는데 공시이율이 오를수록 소비자들이 돌려받는 보험만기 환급금도 늘어나게 된다.

보험업계 전문가들은 현 상황에서 금리가 인상돼도 생보사들이 섣부르게 이를 상품에 반영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대부분의 생보사들은 자본확충에 나서야 한다. 이에 금리를 올린 상품 출시는 자칫 자본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는 공시이율 집계 방식이 은행의 예금이율과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시이율은 보험사가 자체적으로 운용하는 자산운용 수익률과 전월 말 직전 3개월치의 국고채·회사채 금리, 통화안정증권 수익률 등을 가중 평균해 산출한다"며 "이번 달 시장금리가 급등해도 다음 달 바로 공시이율에 반영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저축성보험 경쟁으로 공시이율 인상세가 나타날 수 있다는 예견도 나온다. 생보사들은 올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이율경쟁을 펼친 바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 7월 저축성 보험 공시이율을 0.06%p나 올렸고, 한화생명은 저축성 보험 공시 이율을 0.04%p 높였다.

업계 관계자는 "금리인상과 함께 자산운용수익률이 개선되는 보험사에 한해 공시이율을 경쟁력으로 내세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내년부터 금융당국에서 제시하는 보험업계 평균공시이율이 올해 3%에서 내년 2.5%로 떨어져서 저축성보험 판매가 더 어려워질 거란 예상도 있다. 평균공시이율은 보험사별 공시이율을 기준으로 가중 평균해 산출된다. 보험사별 공시이율은 매월 말 쌓인 보험료적립금의 가중평균 값이다.

평균 공시이율이 내리면 고객에게 제시할 평균 적립 해약환급금 예시표도 떨어져 그만큼 저축성보험 가입 니즈도 줄어들게 된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저축성보험의 납입 완료 시점에 평균공시이율로 계산한 원금을 보장해야해서 보험사 입장에서는 전년보다 낮아진 평균공시이율에서 원금 보장을 해줘야 하는 상황"이라며 "내년부터 보험사들의 저축성보험 판매가 더욱 위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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