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공포' 덮친 포항, 원전 '이상 無'·민간건축물 '속수무책'
'지진 공포' 덮친 포항, 원전 '이상 無'·민간건축물 '속수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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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기장군 신고리원전 1·2호기 모습. (사진=연합뉴스)

1일 포항서 규모 2.4 여진 발생…주택시장은 거래 '뚝'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지난달 15일 리히터 규모 5.4의 강진으로 큰 피해를 입었던 포항에서 1일 또다시 규모 2.4의 여진이 발생하면서 국민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원자력발전소 등 공공건축물은 내진설계 덕분에 한시름 놓았지만, 민간건축물은 지진에 속수무책인 모습을 보이면서 포항 주택시장은 그야말로 '시계제로'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3분쯤 경북 포항시 북구 북북서쪽 7km 지역에서 규모 2.4의 지진이 발생했다. 지난달 15일 5.4의 강진 이후 벌써 68번째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이 때문에 포항은 물론이고 전국 곳곳에선 다시금 건축물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특히 지진 발생 지역 인근의 원전 피해를 걱정하는 여론이 만만치 않지만,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이 원전의 내진설계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자 이에 대한 우려는 한층 수그러드는 눈치다.

한수원에 따르면 지진 발생 이후에도 월성 원전 등 우리나라 24기 원전은 정상운영 되고 있다.

진앙지에서 약 45km 거리에 위치한 월성 원전(1~4호기)은 발전 정지나 출력 감소 없이 정상적으로 운전 중이며, 나머지 신월성(1·2호기), 고리(2~4호기) 등도 지진 피해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월성 원전은 규모 6.5 지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돼 있고, 신고리 3호기의 경우 규모 7.0의 지진을 버틸 수 있다. 또한 사고 예방을 위해 지진 값이 0.01g 이상이면 원전에 C급 경보가 발령되고, 0.1g 이상이면 수동정지, 0.18g 이상이면 자동으로 정지된다.

건물 기둥에 금이 가고, 외벽이 무너져 내리는 등 피해가 심각한 민간건축물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지진 후 설비 고장이나 방사능 누출도 없었다"면서 "내진설계 기준은 최소한의 기준을 의미하는 것이고, 실제로 시공할 때 안전 여유도가 더해지기 때문에 원전이 지진에 견딜 수 있는 실제 강도는 훨씬 크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전국 24호기 원전에 대해서 지진 발생 시 원자로를 정지하고, 냉각시키는 핵심설비인 안전정기유지계통의 내진성능을 0.3g 수준으로 보강하는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어 내진안전성은 더욱 좋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민간건축물을 비롯한 포항 주택시장의 상황은 사뭇 다르다. 지진 피해가 뚜렷한 단독주택이나 빌라 등 민간건축물 탓에 냉기가 돌고 있는 것이다.

대형건설사들의 신규 분양이 잇따르면서 서서히 온기를 찾는 분위기였지만, 지진 이후 주택 매수 문의는 커녕 주택 매입을 포기하는 수요자도 적지 않다.

현재는 2층 이상·연면적 500㎡ 이상 민간건축물에 내진설계를 의무적으로 적용하도록 돼 있지만, 지난 2005년 이전까지는 6층 이상·연면적 1만㎡ 이상인 건축물에만 내진설계를 적용하도록 해 포항시 일대에 내진설계가 도입되지 않은 건물이 수두룩하다는 점도 주택시장이 얼어붙은 이유다.

포항의 한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최근 경북 지역은 막바지 가을 이사철에다 규제 무풍지역이라는 점이 더해지면서 인기를 끌 것이란 기대감이 컸지만, 지진이 난 후 거래가 뚝 끊겼다"면서 "한동안은 집값이 떨어지고, 문의가 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규 분양시장 분위기도 암울하다. 대우건설은 경북 포항시 북구에 분양 중인 '로열파크씨티 장성 푸르지오'에 규모 6.5의 강진에도 버틸 수 있는 구조 성능을 확보했다고 밝혔지만, 수요자들의 불안감은 해소되지 않는 눈치다.

로열파크씨티 장성 푸르지오 분양 관계자는 "강도 높은 내진설계를 반영한다고 밝힌 후 문의가 늘긴 했지만, 아직 실수요자나 투자자 중에서 지진을 우려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고 토로했다.

업계 관계자는 "노후 주택을 제외하곤 지진의 영향이 내년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다만 공급과잉으로 내년 주택시장 전망이 좋지 않기 때문에 건설사들은 수요자의 눈길을 끌만한 상품을 선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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