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내내 '부정적'…외환위기 이후 처음
[서울파이낸스 윤은식 기자] 12월 전망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96.5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경기실사지수 조사 결과, 12월 전망치는 96.5를 기록해 19개월 연속 기준선 100에 못 미쳤다고 28일 밝혔다.
2017년 내내 기업 심리가 부정적이었는데 이처럼 전망치가 한번도 기준선을 넘지 못한 해는 외환위기 이후 올해가 처음이다.
IMF 외환위기 20년인 올해 내내 기업 심리는 부정적이었다. 주요국과의 통상 마찰, 북핵 문제, 가계부채,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설(1월, 89.9)과 추석(10월, 92.3)이 있는 달의 명절 특수도 없었고 5월 효과(91.7)도 사라졌다.
부정적 전망이 지속되면서 연평균 BSI(93.5)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망치 평균은 2012년 이후 6년 내내 100을 넘지 못했다. 이처럼 장기간 낮은 수준이 지속되는 것은 부정적 기업 심리가 만성화됐음을 보여준다. 과거 경제 위기 때는 기업 심리가 급격히 하락해서 평균 2~3년 연속 100을 하회했다가도 위기를 극복하면 곧 회복됐지만 근래 평균 전망치는 기준선을 넘지 못한 채 장기 침체됐다.
실적치 역시 부진이 만성화됐다. 11월 실적치는 31개월 연속 기준선을 하회했다. 부문별로는 내수(100.0)는 보합, 수출(100.7)은 호조를 기록했고 이를 제외한 투자(99.3), 자금사정(98.1), 재고(103.5), 고용(99.8), 채산성(96.7) 모두 부진했다.
송원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IMF 외환위기 때보다 수출, 외환보유액, 국가신용등급 같은 거시지표는 개선됐지만 구조개혁과 같은 과제가 마무리되지 못한 상태"라면서 "최근 IMF 역시 90년대 초반 7%에서 3% 이하로 하락한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지적하면서 시스템 개혁에 나설 것을 주문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위기 극복 과정에서 얻은 교훈을 돌아보고 적극적인 규제 완화,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개선 등 구조적 문제 해결을 통해 경제체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