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에서의 규모 5.4 지진이 발생했다. 수능을 하루 앞둔 상황이어서 60만명의 고3 수험생 수능도 연기됐다.

지금까지 사망자가 없다는 소식은 천만다행이다. 규모 5.4 지진은 이번 포항에서 확인했듯이 내진설계가 안되어 있는 경우 건물에 심각한 상황을 초래하며 인명 피해를 가져온다. 특히 같은 규모의 지진일 지라도 지역에 따라 피해는 더 클 수도 있다. 지역마다 땅의 진동, 진원 등이 다르기 때문이다.

주지하다시피 지진은 외부의 힘을 받은 지각이 두 개의 조각으로 끊어져 어긋난 지질구조, 즉 단층 운동 때문에 일어난다. 포항 지진은 지난 2011년 규모 9.0의 동일본 대지진의 여파라는 분석도 있다.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사망자만 1만5000여명으로 6년이 지난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이 피난 생활을 하고 있다.

포항 지진은 서울과 수도권에서도 진동을 느낄 정도로 국민들이 지진 재해에 대해 우려, 불안과함께 경각심을 갖는 계기도 됐다. 포항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주택은 1208동, 건물 균열이 발생한 학교는 32곳이다.

특히 학교는 내진설계가 취약해 가장 위험한 곳 중 하나로 꼽힌다. 필자가 2008년 당국에 확인했을 당시 내진설계가 안된 주요 시설물이 학교의 경우(1000㎡, 3층 이상 초ㆍ중ㆍ고) 86.3%(7734동)나 됐다. 또한 이를 내진 설계로 보강할 경우 31조5000억원의 대규모 예산이 들 것으로 추산돼 교육 당국은 난색을 표했었다. 지금도 공공기관 내진설계비율(43.7%) 중 내진보강이 된 학교가 23%에 불과하다. 

지난해 종합대책 발표 전에는 1년에 관련 투자비용이 1000억원이 안됐는데 그 이후 2500억씩 특별교부세 등 활용해서 보강해 기간을 단축하고 있다. 당국도 인정하듯이 전체를 다 보강하려면 20년이 걸린다. 결국 지진 대책은 정교한 지진 예측으로 피해 우려 지역에 우선적으로 내진 보강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해 보이지만 사실 지진 예측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우리나라 초중고 전국 학생수만 890만명이며 학교는 전국 1만9000여개나 된다. 2008년 중국 쓰촨성 지진 재앙에서 보듯이 7000여개의 학교 건물 붕괴에 따른 피해가 상당했다. 중국 스촨 성 대지진 참사 속에서 상자오중학교 2323명 재학생 모두는 무사했다. 이 학교 예지평 교장이 평소 교사와 학생들에게 재난대비훈련을 철저히 시킨 것이 대지진에서 진가를 발휘한 것이다.

전 국민이 지진 재해에 대해 실감하고 관심이 높아진 만큼 지진 대응 대책에 보다 적극 나서야 한다. 대응 훈련도 강화하고 지진 예측을 위한 기초연구도 강화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지진의 예상 적중률은 30% 정도로 언제 지진이 일어날 지, 어느 지역에서 일어날 지, 그 피해는 어느 정도일지 예측이 어렵다고 하는 만큼 평소에 미리 대응하고 준비하는 것만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세계의 대규모 지진은 수십만명의 사망자를 내기도 한다. 대규모 지진은 드문 경우이기 때문에 평소 대응 준비도 잘 안하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재해가 닥치면 그 피해 정도는 상상만 해도 아찔할 정도이니 미리 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