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 국내판 트릴레마, 금통위의 慧眼이 필요한 시점
[전문가기고] 국내판 트릴레마, 금통위의 慧眼이 필요한 시점
  • 김완중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 wjkim@hanafn.com
  • 승인 2017.11.16 15: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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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완중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10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금리인상 소수 의견 등장과 더불어 한은 총재의 "금리인상 여건이 성숙돼가고 있다"라는 발언을 통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이어 올해 3분기 한국경제가 전분기 대비 1.4% 성장하며 금년 성장률이 3.2%까지도 도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대두되며 시장은 11월 기준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9월 하순 이후 외국인 채권자금의 포트폴리오 교체 과정에서 시작된 시중금리 상승은 손절매 (loss-cut) 차원의 환매수요까지 출회되며 1달 사이에 국고채 3년~5년 구간을 중심으로 약 40bp가 상승하는 등 오버슈팅(overshooting) 가능성이 부각되며 시장 참여자들을 패닉에 빠뜨렸다.

다행히 정부의 시장안정조치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신임 의장 지명 과정을 거치며 시장은 안정세를 찾는 모습이지만 연준의 12월 기준금리 인상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규모 축소, 영국 중앙은행의 10년 만의 금리인상 등 주요국 통화정책이 긴축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당분간 시중금리가 큰 폭으로 하향 조정되가는 어려운 상황이다.

한은의 11월 기준금리 인상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가운데 시장은 11월 금통위 자체 보다 향후 기조적인 금리인상 가능성에 더 주목하는 모습이다. 연준이 12월 기준금리 인상에 이어 내년에도 3회의 금리인상을 예고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은이 마냥 완화적인 정책스탠스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이유와 더불어 국내 경제지표 또한 단기적이나마 금리인상 여건을 충족시킬 만한 수준에 도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저금리 환경 하에 주택시장을 중심으로 가계부채가 급증하는 등 금융불균형이 만연해 있었고 적정 정책금리 수준을 추정하는 테일러 준칙 등을 다양하게 변형해 점검할 경우에도 현 기준금리 수준이 상당히 완화적인 수준을 장기간 유지해 왔음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내년에도 추가 1~2회의 인상 가능성이 본격 부각되고 있어 경제주체들 의 의사결정에 근본적인 변화가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2018년 글로벌 경기는 선진국 및 신흥국 산업생산이 동반 회복세를 기록 중이고, 주요국 구매자관리지수(PMI)가 일제히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함에 따라 올해와 유사한 상승흐름이 지속될 전망이다.

이와 같은 기대에 맞춰 글로벌 주식시장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채권시장은 주요 중앙은행 들의 통화완화 폭 축소가 예고되며 금리상승 압력이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연준이 저물가 고착화 등을 반영해 장기균형금리 수준을 소폭 조정함에 따라 기존 전망의 점진적인 변화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고, 자산재 투자 축소 규모도 시장 우려와 달리 매우 점진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글로벌 금리가 급격히 상승하며 국가간 대규모 자금유출입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또한 경기회복에 따른 민간부문의 수요 회복으로 수요-공급간 격차(gap) 가 축소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생산 및 노동의 세계화, 기술 발전, 유통구조 변화 등과 같은 '긍정적 공급충격'으로 글로벌 차원의 저물가 현상이 고착화 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경기와 물가 간의 관계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통화정책의 효율적 수행과 경제주체들과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에 필수라 는 점을 고려할 때 현 물가수준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변화가 없이는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상폭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와 같은 상황을 고려할 때, 연준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통화긴 축 강화에 기반한 대외발 금리상승 압력 보다는 오히려 국내 펀더멘탈 개선과 초저금리 환경 하에서 누적된 금융불균형 해소 목적이 한은 금리인상 의 주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부의 규제완화와 기준금리 인하를 배경으로 최근 3년간 호황을 누리던 주택시장은 정부의 주택금융규제 강화와 가계부채 관리 대책이 구체화되면 서 거래 급감 현상과 더불어 시중 유동성 쏠림 현상도 일단락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주택시장이 장기간 호황을 누릴 수 있었던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는 초저금리 환경이 한은의 기조적인 금리인상 국면으로 전환되 고 있는 점은 주택시장에 중장기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한 정부는 규제지역 내 주택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강화, 다주택자 주택담보대출 제한, 新DTI 및 총부채상환원리금비율(DSR) 단계적 도입 등의 주택금융규제 강화와 더불어 향후 보유세 인상 등을 통한 투기수요 억제를 예고하고 있다. 결국 주택시장은 거래량 감소, 지역별 차별화 현상을 거치며 구조적 전환점을 맞이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는 결국 주택시장 중심의 신용창출 기능 약화를 초래하며 각종 규제 강화와 더불어 금융산업 전반의 성장세를 둔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경기가 정상수준으로 진입함에 따라 과도한 통화완화 수준에 대한 정상 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고, 향후 발생할 경기부진에 대한 대응책으로 통화 정책 여력의 확보 필요성을 고려할 때 통화당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또한 우리 경제에 최대 아킬레스건으로 지목되며, 거시건전성 및 금융시스템의 최대 잠재위험 요인인 가계부채 수준 및 구조 개선에 대한 관리 또한 절실한 상황이다.

이와 더불어 저금리 환경하에 투기적 수요가 유입되며 금융불균형 현상을 초래한 주택시장의 연착륙과 안정이 담보되어야 '포용적이고 생산적인 금융'의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 다. 그러나 금리가 급등할 경우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둔화시킬 수 있겠지만 레버리지를 활용한 가수요 증가로 호황을 누리던 주택시장의 침체와 경기둔 화 우려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가히 '국내판 트릴레마(trillemma)' 라는 용어 를 써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다. 그렇다고 주요국들의 통화정책 기조 전환으 로 대내외 금리차 역전 확대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마냥 완화적인 통화정책 만을 기대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정책여력 확보와 가계부채 관리, 주택시장 안정을 종합적으로 도모할 수 있는 금통위의 혜안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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