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달군 삼양 '마라불닭볶음면' 직접 먹어보니
SNS 달군 삼양 '마라불닭볶음면' 직접 먹어보니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를 몰고 있는 삼양식품의 '마라 불닭볶음면'을 1일 직접 조리·시식해봤다.(사진 = 박지민 기자)

향은 진짜 '마라'…혀 마비될 듯 얼얼함은 '과장'

[서울파이낸스 박지민 기자] 삼양식품이 중국 수출용으로 출시했던 '마라불닭볶음면'을 지난달 말 국내에도 선보였다. 국내 소비자들의 출시 요구가 빗발쳤기 때문이다. '마라(痲辣)'는 저리다·마비되다는 뜻의 한자 '마(痲)'와 맵다는 뜻의 '랄(辣)'을 결합한 단어로, 중국 쓰촨(사천)지역 음식에서 확인할 수 있는 '맵고 아린 맛'을 가리킨다.

마라불닭볶음면은 국내 출시 전부터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라면/면류 쇼핑검색어'에서 농심 '신라면'을 제치고 1위에 오르는 등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일부 소비자들은 중국에서 마라불닭볶음면을 공수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 등에 후기를 올렸다. 특히 '기존 불닭볶음면보다 4배 더 맵다'는 소문이 돌면서 매운맛 마니아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삼양식품은 '마라' 맛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들이 많다는 점을 감안해, 우선 삼양맛샵 등 온라인 채널을 통해서만 마라불닭볶음면을 유통하고 있다. 아직 대형마트나 슈퍼마켓에선 살 수 없다는 뜻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향후 오프라인에서도 판매할 계획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유통 일정은 잡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 삼양식품에서 출시한 '마라불닭볶음면' 포장지에는 붉은 고추와 중국 산초의 일종인 '화자오'가 그려져 있다.(사진 = 박지민 기자)

국내 출시가 됐음에도 마라불닭볶음면을 쉽게 구하지 못해 답답하다는 소비자들이 많다. 이에 <서울파이낸스>가 마라불닭볶음면을 구해 직접 조리·시식해봤다.

포장지를 살펴보니, 붉은 고추와 중국 산초의 일종인 '화자오'가 눈길을 끌었다. 마라 음식의 매운 맛은 붉은 고추 몫이고, 혀를 마비시키는 듯 얼얼한 맛은 화자오가 맡는다. 엄밀히 따지면 둘 다 '맛'이 아니라 '통각'이라고 표현하는 게 더 어울린다. 포장지 뒷면에 표시된 원재료 중에는 '훠궈향신료베이스'란 문구가 눈에 띈다. '훠궈'는 중국식 샤브샤브인데, 대표적인 마라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마라불닭볶음면은 유탕처리한 면과 액상스프, 플레이크(후레이크)로 구성돼 있다. 면이나 액상스프는 기존 '불닭볶음면'과 거의 같지만, 후레이크는 확연히 다르다. 불닭볶음면 후레이크는 깨와 김가루로 단출한 편이다. 반면 마라불닭볶음면은 말린 양배추·당근·표고를 비롯해 청경채, 고기맛건더기 등이 들어있다. 단, 건더기 양은 많아 보이지 않았다.

직접 조리해봤다. 조리법은 포장지에 적힌 내용을 철저히 따랐다. 면과 후레이크를 끓이는 시간은 약 5분. 일반 라면과 비슷하거나 약간 긴 편이다. 면을 끓인 뒤 물을 따라버리는 것까지는 불닭볶음면과 같다.

▲ 마라불닭볶음면의 후레이크는 불닭볶음면과 달리 말린 양배추와 당근, 청경채 등이 들어있다.(사진 = 박지민 기자)

 액상스프를 넣으면서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면 위로 스프를 붓는 순간부터 코끝에 강렬한 마라향이 치고 올라온다. 훠궈, 마라탕, 마라샹궈(야채볶음) 등에서 느낄 수 있는 것과 거의 같은 향이다. 보통 중국요리에 쓰이는 마라소스는 정향, 팔각, 육두구(넛맥), 페넬씨 등의 향신료를 넣어 만든다. 한약재 냄새에 가까운 묵직한 향이 나는 이유다.

포장지에 적힌 것처럼 30초간 소스와 면을 볶은 뒤, 그릇에 옮겨 담아 맛을 봤다. 코로 먼저 느꼈던 마라 향과 함께 익숙한 불닭볶음면의 매운맛이 혀를 때렸다. 불닭볶음면과 비교해보면 맛 자체는 크게 다른 점을 찾기 힘들다. 약간 달짝지근하면서 머리가 띵할 정도로 매운 맛이다. 한 입 두 입 먹을수록 매운맛 때문에 향에 대한 감각이 무뎌지면서 마라향도 점점 희미해진다.

아쉬운 건 훠궈나 마라탕 같은 마라음식에서 느낄 수 있는 화자오 특유의 마비되는 느낌이 없다는 점이다. 마라 맛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어 나쁘지 않겠지만, 화자오 맛을 즐기는 마라 음식 애호가들에게는 다소 섭섭하게 여겨질 수 있겠다. 이국적이면서 새로운 매운맛을 즐기고 싶은 소비자들에게 특히 추천할 만하다.

시식 결과, '오리지널 불닭볶음면보다 4배 더 맵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삼양식품 측에 확인해보니, 불닭볶음면과 마라불닭볶음면의 실제 맵기는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마라 맛을 처음 접한 소비자들은 더 맵게 느껴질 수 있다고 한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