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거트·아울렛·후라이드…틀린 외래·외국어 표기 '난무'
요거트·아울렛·후라이드…틀린 외래·외국어 표기 '난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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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식음료 등 일반화…화장품, 고급화 포장 외국어 남발 '눈살'

[서울파이낸스 박지민 기자] 올해로 '한글'창제 571주년을 맞은 가운데, 우리가 자주 찾는 제품들과 점포들은 여전히 한글 맞춤법 등을 틀리게 쓰거나 영어를 남용하고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9일 서울파이낸스는 한글날을 맞아 유통·식음료·화장품업계 등에서 한글이 바르지 않게 쓰이고 있는 사례를 짚어봤다.

먼저 식음료업계에서는 제품명에 들어가는 외래어를 제대로 표기하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예컨대 발효 유제품인 '요거트'의 제대로 된 외래어 표기법은 '요구르트(Yogurt)'다. 그러나 '요구르트'라고 하면 소비자들이 걸쭉한 형태의 호상 요구르트가 아닌 액상 요구르트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아, 걸쭉한 요구르트에는 '요거트'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일반화됐다.

치킨업체에서 특히 많이 사용하는 '후라이드' 역시 틀린 표현. '프라이드(Fried)'가 정확한 표기다. 과일이나 야채를 짜낸 즙을 뜻하는 '주스(Juice)'는 '쥬스'라고 표기하는 사례가 많은데, '주스'라고 쓰는 것이 맞다. '케이크(Cake)'를 '케익' 혹은 '케잌'이라고 쓰는 것 역시 잘못된 표기다. 육류를 다져 만드는 가공식품 '소시지(Sausage)'를 '소세지'라고 쓰는 것도 틀린 표기지만 흔히 쓰이고 있다.

유통업계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중에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는 '아웃렛(Outlet)'이 있다. 이는 교외에 세워진 할인점이란 뜻을 갖고 있다. 그런데 한국에 들어오면서 읽히는 발음 [아울렏]을 그대로 표기하기 시작해, 이제는 소비자들에게 '아울렛'이 더 친숙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심지어 롯데, 신세계, 현대 등 국내 유통 대기업들이 점포명을 '아울렛'으로 등록하면서 잘못된 외래어 표기가 상용화됐다. 통상적으로 우리가 표현하는 할인점에는 '아웃렛' 표기를 사용하고 '현대시티아울렛', '신세계프리미엄아울렛', '롯데아울렛', 'NC아울렛', '마리오아울렛' 등의 점포를 말할때는 '아울렛'으로 표기하고 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샵(Shop)'도 잘못된 표기 사례다. GS홈쇼핑의 'GS Shop'은 외래어 표기법에 따르면 GS숍이어야 하지만, 'GS샵'을 사용하고 있다. GS샵뿐만 아니라 지난달 14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유통박람회 '케이샵(K Shop)'도 잘못된 외래어 표기법으로 행사를 열었다. 화장품 브랜드인 '더페이스샵(The Face Shop)' 역시 마찬가지다.

이외에도 물이나 수중의 스포츠를 뜻하는 '아쿠아(Aqua)'도 외래어 표기법에 따르면 '애쿼'나 '아쿼'로 적어야 한다. 아웃렛이 발음 그대로 '아울렛'으로 불렸던 것과는 반대로 '아쿠아'는 영문 철자 그대로 한글로 표기한 사례다.

화장품업계에서는 외래어 오기보다는 영어(외국어)를 불필요하게 남용하는 사례가 많다. '타임 레볼루션 브라이덜 크림', '바이플라워 트리플 무스 틴트 브릭레드무스', '퍼펙트 휩'과 같이, 제품 이름을 아무런 설명 없이 영어로만 표기된 경우가 대다수다. 비교적 영어를 잘 하는 젊은 세대도 이름만 보고는 쓰임새를 알기 힘들 정도다.

사용 설명에서도 '케어(관리)', '링클(주름)', '트러블(문제)'와 같이 한글 표기가 가능한 용어를 영어로 표현하고 있다. 업계는 이 같은 외국어 사용에 대해 '고급화' 전략의 일환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도를 넘은 외국어 마케팅으로 우리말의 설 자리가 줄어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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