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성환 아모레 창업자, 한방화장품 '뚝심' 결실…설화수 프랑스 진출
서성환 아모레 창업자, 한방화장품 '뚝심' 결실…설화수 프랑스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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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모레퍼시픽 창업자 고 서성환 선대회장의 젊은 시절 모습. (사진=아모레퍼시픽)

'뷰티 성지' 파리 라파예트백화점에 단독매장…어머니 지혜 이어 '품질 최우선' 철학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장원의 오랜 꿈은 화장품 본토라고 할 수 있는 프랑스에 우리 손으로 만든 제품을 심는 것이었다. 그는 이 꿈을 향해 '우보천리'의 우직한 걸음걸이로 한 발 한 발 나아갔다." 아모레퍼시픽의 창업주 고(故) 장원 서성환 선대회장 평전을 지은 한미자씨의 설명이다. 한씨는 장원이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지역을 뛰어다녔는데, 해외진출을 위한 몸부림이었다고 썼다.

지난 9월8일 드디어 장원의 꿈이 이뤄졌다. 아모레퍼시픽이 '화장품 본고장' 프랑스의 고급백화점 안에 한방 화장품 브랜드 '설화수' 단독 매장을 연 것이다. 장원이 1978년 독일 헤센주 프랑크푸르트에 현지 법인을 세우며 유럽대륙에 발을 디딘 지 39년 만이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한국 브랜드로서 유일하다. 반세기가 넘는 설화수 브랜드 역사에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며, 글로벌 시장 확장 가속화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행보"라고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뷰티의 성지'로 불리는 파리 갤러리 라파예트 백화점은 파리지엥뿐 아니라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로도 붐빈다. 프랑스에서 지속적으로 K-뷰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갤러리 라파예트 매장을 세계인들에게 사랑받는 명소로 띄운다는 계획이다.

설화수는 2004년 홍콩을 시작으로 중국,싱가포르, 태국 등 11개국에도 진출한 상태다. 해외 매출은 꾸준한 증가세다. 소비자 조사 결과 인지도와 만족도 역시 계속 높아지고 있다.

국내 성과 역시 두드러진다. 2005년부터 11년 연속 백화점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은 2015년보다 40% 늘었다. 지난해 인천공항 면세점 매출 1위 화장품 브랜드이기도 하다. 2015년에는 국내 단일 화장품 브랜드 가운데 처음 연매출 1조원을 넘어섰다.

▲ 프랑스 파리의 고급백화점인 '갤러리 라파예트' 내 설화수 매장에 전시된 한방화장품은 서성환 선대회장의 뚝심이 깃들었다. (사진=아모레퍼시픽)

이 같은 성과는 장원의 '한 우물 경영'에서 비롯됐다. 파업 사태로 아모레퍼시픽이 큰 위기를 맞은 1991년에도 그는 "다시 태어나도 화장품"이라고 말했다. 화장품 외길을 걷겠다는 원칙을 지켰기 때문에 빛을 발할 수 있었다. 계열사 정리라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1997년 외환위기도 비껴갔다. 구조조정으로 얻은 여유 자금은 연구개발(R&D)에 쏟아부었다. 장원은 '과학과 기술 우위를 확보해야만 세계 선두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신념을 놓지 않았다.

1960년 기술 제휴한 프랑스 기업 코티의 초청으로 유럽 시찰을 다녀온 장원은 기술 개발을 더욱 독려했다. 기술에 대한 신념은 1966년 세계 첫 한방화장품인 'ABC 인삼크림' 개발로 열매를 맺었다. 1987년에는 시행착오 끝에 '피부에 아름다운 눈꽃을 피운다'는 뜻을 담은 '설화'가 개발됐다. 설화는 율무와 당귀, 치자, 감초 등 약초를 추출해 만들었다. 그로부터 10년 뒤 한방화장품의 진수로 불리는 '설화수'가 태어났다. 설화수는 현재 중국인 선호 1위 화장품 브랜드로 꼽힌다.

장원의 경영 철학은 어머니 윤독정 여사의 지혜에서 나왔다. 장원이 임직원들에게 늘 강조했던 가르침의 근원도 어머니였다. 윤 여사는 "남다른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정직해야 한다"며 장원에게 화장품 제조법을 가르쳤다. 장원은 생전 "어머니로부터 제조법이 아니라 제조에 임하는 자세를 배웠다"고 회고했다. 좋은 동백기름을 만들려는 윤 여사의 철학은 아모레퍼시픽의 모태가 됐다. 장원이 가장 공들인 '품질'은 아들 서경배 회장의 '품질 우선주의'로 이어졌다.

▲ 서성환 선대회장이 1960년 유럽 시찰을 위해 만든 여권. (사진=아모레퍼시픽)
▲ 서성환 선대회장 어머니 윤독정 여사. (사진=아모레퍼시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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