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임금인상-물가' 연동…국내 대기업 첫 시도
SK이노베이션, '임금인상-물가' 연동…국내 대기업 첫 시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해 임금인상 지난해 소비자물가지수(CPI) 1%로 합의노사협상 문화 변화 기대

[서울파이낸스 이호정 기자] SK이노베이션이 국내 대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임금인상률을 물가에 연동시킨다. 이번 사례가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면 국내 노사협상 문화에 큰 변화가 몰고 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SK이노베이션은 9일 지난 8일 조합원 투표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17년 임금·단체협약 갱신 교섭(임단협) 잠정 합의안'이 가결됐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에 따라 매년 임금인상률은 전년도 한국은행 발표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연동된다. 이에 따라 올해 임금인상률은 전년도 소비자물가지수인 1%로 결정됐다.

SK이노베이션 측은 "밀고 당기기 식의 소모적인 협상 관행에서 벗어나 발전적 노사 관계로 진화할 수 있는 '한국형 노사 교섭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고 자평했다.

노사는 기본급의 1%를 사회적 상생을 위한 기부금으로 출연하기로 합의했다. 직원이 기본급의 1%를 기부하면 같은 금액을 회사가 적립하는 '매칭 그랜트' 방식이다.

이는 SK이노베이션 임직원이 지난 2007년부터 자발적으로 해 오던 '1인 1 후원 계좌' 기부를 제도화한 것으로, 모금액은 소외계층 지원에 쓰인다.

노사는 임금 체계 개선안에 대해서도 합의했다. 획일적인 '호봉 인상률'을 생애 주기별 자금 수요와 근로자의 역량·생산성 향상도에 맞게 조절하는 안이다. 일정 비율로 해마다 꾸준히 상승하던 기존 임금 체계를 바꿔 결혼, 출산, 교육 등에 많은 돈이 필요한 30~40대에는 인상률을 높이고 50대 이후에는 줄이는 체계를 도입하기로 한 것이다.

임금 최고점을 조정하고 생산성에 따른 합리적 구조로 변경해 근로자 생애 주기에 맞춘 'SK식 임금체계'라고 SK이노베이션 측은 설명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의미 있는 노사 관계 모델을 만들어 냄으로써 SK는 물론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더 성숙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가결된 임단협 관련 조인식은 오는 12일 서울 서린동 사옥에서 열린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