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금융 차기 회장 김지완…첫 외부출신 '순혈주의' 탈피
BNK금융 차기 회장 김지완…첫 외부출신 '순혈주의' 탈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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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낙하산 꼬리표·조직 혼란 수습 과제

▲ 김지완 BNK금융그룹 회장 후보자. (사진=서울파이낸스 DB)

[서울파이낸스 이은선 기자] BNK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장고 끝에 사상 첫 외부출신 회장을 낙점했다. 사상 초유의 경영진 구속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된 순혈주의 타파에 방점을 둔 결정이다.

부산에 연고를 둔 김 전 부회장은 증권사에서만 35년 경력을 쌓은 전문 CEO(최고경영자)다. 그룹사 확장 과정에서 발생한 경영상 착오와 조직 갈등을 추스르고 비은행 계열사를 통합하는 종합금융그룹 도약의 과제를 해결할 인사라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같은 부산상고 출신인 데다 은행권 경력이 전무하다는 점에서 일찌감치 제기된 정권 낙하산 꼬리표는 넘어야 할 과제다.

BNK금융 임추위는 8일 부산롯데호텔에서 이사회를 열고 차기 회장에 김 전 부회장을 추천키로 했다. BNK지주는 오는 27일 개최되는 주주총회에서 김 후보자의 회장 선임을 최종 확정하게 된다. 김 전 회장의 경쟁자이자, 조직 이해에 강점을 보인 박재경 직무대행은 BNK지주 사장을 맡아 외부 출신 회장을 보완토록 했다.

김 후보자는 1946년생으로,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같은 부산상고를 거쳐 부산대학교에서 무역학을 전공했다. 졸업후 부국증권에 입사해 1981년 36세의 이른 나이에 임원 타이틀을 달은 이후 35년 간 증권사 경력을 쌓았다. 1998년에는 부국증권 사장에 올라 현대증권 사장, 하나대투증권 사장, 하나금융지주 자산관리부문 부회장을 역임하는 등 CEO 경력만 14년에 달해 '증권사 최장수 CEO'의 타이틀을 얻기도 했다.

김 후보자는 이번 인선 과정에서 일찌감치 정권 낙하산이라는 논란을 치뤄왔다. 고령인 데다 2012년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 캠프에서 경제 고문으로 참여한 전력이 있고, 은행권 경력은 전무하다는 점에서 부산은행 노조와 지역계 일부 시민단체가 선임 반대의 입장을 강력히 표명해왔다. 회장 인선이 내외부 공모 방식으로 치뤄진 이후 일찍부터 유력 정치권 인사가 김 후보자를 지원하고 있다는 풍문도 나돌았다.

장고를 거듭한 임추위가 낙하산 논란의 부담을 떠안고 김 후보자를 택한 것은 조직 쇄신을 최우선 과제로 인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BNK금융은 성세환 전 회장을 포함한 경영진이 경남은행 인수 과정에서의 BNK금융 주가 시세조종 혐의를 받아 재판을 받고 있다. 부산지역을 떠들썩하게 한 엘시티 특혜대출 의혹에도 휘말렸다. 이번 사태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 것이 1대 이장호 회장과 2대 성 회장 등 주요 임원진에 동아대 학맥이 중심이 된 순혈주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당장 외부 출신 수장에 강력 반발하고 있는 노조의 불만을 잠재우고, 조직 쇄신을 이끌어내는 것이 김 후보자의 최우선 과제다. 증권사 사장 시절 노사관계에 강점을 보인 만큼 김 후보자의 조직 안정을 원활히 추진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중장기적으로는 자회사 흡수 과정에서 발생한 부작용을 해결하고,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입지를 확보하는 것도 주요 과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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