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外人 '사자'에 성장판 열리는 코스닥, 배경과 전망은?
[초점] 外人 '사자'에 성장판 열리는 코스닥, 배경과 전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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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4일간 4507억 순매수好실적 기대·대형주 투심 위축 '주효'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코스피 시장이 조정 국면에 진입한 사이, 코스닥이 본격 반등 흐름을 보이고 있다. 그간 고공행진을 펼친 코스피의 그늘 속에서 여러 악재에 움츠러들었지만, 부활의 기지개를 켜는 모습이다. 외국인 투자자가 코스피 대신 '바이 코스닥'을 외치며 상승세를 지지하고 있다.

▲ 최근 상승 흐름을 지속하고 있는 코스닥 지수.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장 대비 4.16p(0.63%) 오른 661.99로 마감했다. 7거래일 상승세를 지속했고, 이 기간 2.84%의 상승률을 보였다. 코스닥은 지난 7월 말부터 불거진 북한발(發) 리스크에 이따금 1~2% 하락 폭을 보이며 620선까지 밀렸다. 하지만 이후 지정학적 리스크가 점진적으로 회복되면서, 지난 달 14일부터 상승 전환, 견조한 오름폭을 유지하고 있다.

지수의 상승세는 외국인의 러시가 동력으로 작용했다. 외국인은 코스닥 시장에서 지난달 14일부터 이날까지 14거래일 중 하루를 제외하고 '사자'를 외치며 총 4507억 원을 순매수했다. 이는 올해 전체 외국인의 코스닥 순매수 규모(1조5274억) 중 30%에 달하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 시장에서 3865억 원어치 순매도한 것과는 극명한 대비다.

이 기간 외국인은 코스닥 시장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CJ E&M으로, 총 496억원을 순매수했다.  이어 오스템임플란트(323억원)와 셀트리온(296억원)이 뒤를 이었고, △피에스케이(245억원) △서울반도체(238억원) △AP시스템(219억원) △아모텍(183억원) △셀트리온헬스케어(175억원) 등 종목이 외국인의 '쇼핑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제약·바이오 및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업종이 두드러진 것이 눈에 띈다.

▲ 외국인의 코스닥 순매수 상위 종목.

코스닥 시장에 대한 외국인의 러브콜은 실적 개선 기대감이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상반기 뚜렷한 실적 호조를 이뤘던 코스피 상장사들이 3분기에는 다소 둔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시선이 코스닥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안현국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닥 상장사의 12개월 예상 EPS(주당순이익) 증가율이 지난 7월을 기점으로 코스피를 앞질렀다"며 "코스닥의 이익 증가율 개선 속도가 코스피보다 더 높음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하반기에도 코스닥에 대한 긍정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까지 나온 '문재인 케어'와 중소 벤처기업 환경 조성' 등 정부 정책이 코스닥 시장에 우호적 영향을 끼칠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 7월 발표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보면, 대체공휴일 확대, 의료산업 해외진출 지원,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확대 등 내수주가 많은 코스닥에 더 수혜가 될 만하다. 지난 달 정부가 발표한 세법 개정안 초안도 대형주에 대한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중소형주가 상대적으로 부각됐다. 이와 함께 8·2 부동산 대책과 선택약정 할인율 5%p 상향등 정책 역시 코스피에 상장된 대형주의 부진으로 이어졌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의 코스피 대비 상대 이익 모멘텀이 2014년 이후 최저점에서 하향세를 멈췄다"며 "대내외 정치, 국내 정책 불확실성이 부각되는 3분기에 실적 대비 부진한 성과를 보였던 코스닥 기업이 재평가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세가 코스닥 쪽으로 완전히 기울었다고 여기기엔 아직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나온다. 코스닥 시장은 시가총액 상위주인 제약·바이오, IT 등이 이끄는 만큼, 특정 업종 쏠림이 심하고, 변동성도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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