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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량 급감에 부품 대금 연체…'협상 진행' 불구 장기화 우려

[서울파이낸스 권진욱 기자] 현대자동차 중국공장 네 곳이 가동을 중단했다. 중국의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보복 조치가 원인으로 작용했다. 현대차 중국 내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현지 부품사에 약속한 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했고, 이에 반발한 일부 부품사가 납품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30일 중국 합작 법인인 베이징현대차가 현지 1·2·3·4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고 밝혔다고 확인했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중국 법인 베이징현대차는 지난주부터 베이징 1~3공장(연 생산능력 105만대)과 창저우 4공장(30만대) 가동을 잇따라 중단했다. 충칭 5공장(30만대)은 현재 시험 가동 중이어서 이번 중단 사태와는 관련이 없다.

이번 사태는 베이징현대차에 플라스틱 연료 탱크를 독점 납품하는 프랑스·중국 합작사 베이징잉루이제가 대금 지급을 지연했다는 이유로 납품을 거부하면서 촉발됐다. 자동차 부품은 2만여개에 달하지만 이 중 1개만 공급되지 않아도 차량을 만들 수 없다. 베이징잉루이제에 밀린 부품 대금 규모는 1억1100만위안(약 189억원) 정도로 알려졌다.

베이징현대차는 올해 초부터 사드 보복에 따른 판매 부진으로 부품 업체들에 대한 대금 지급을 3~4주째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현대차의 가동 중단 사태와 직접 관련 있는 부품 업체는 베이징잉루이제 1곳이지만 다른 부품 업체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중국 현지에 현대차와 함께 진출한 한국 부품 업체는 145곳인데, 이들도 대부분 지난 3월 이후 부품 대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전해졌다. 이에 일부 부품 업체들이 항의 차원에서 납품 거부를 선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현대차는 현대차와 중국 베이징자동차가 5대5로 합작한 법인. 현대차 중국 판매 부진은 지난 3월 사드 배치가 본격화하면서 심각해졌다. 현대·기아차 올 1~7월 중국 판매량(50만963대)은 전년 동기(87만8375대)보다 43% 감소했고, 중국 현지 공장 생산량도 같은 기간 67.5%나 급감했다.

현대차 측은 부품 납품을 거부하고 있는 협력사들과 대금 지급 등을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다며 이른 시일 안에 공장 가동을 재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 측은 설득이 안 되면 다른 협력사를 찾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하지만 현지 사정으로 미루어 조속한 공장 가동은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