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지주사 전환 물꼬…신동빈 '원 리더' 체제 강화
롯데, 지주사 전환 물꼬…신동빈 '원 리더' 체제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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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롯데그룹)

쇼핑·제과·칠성음료·푸드, 분할합병안 통과

[서울파이낸스 김태희 기자] 신동빈 회장이 이끄는 '뉴 롯데'가 지주사 체제 전환을 위한 물꼬를 텄다. 하지만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등 4개사 분할합병을 시작으로 향후 호텔롯데 상장까지 갈 길이 멀어 보인다.

29일 롯데쇼핑·롯데제과·롯데칠성음료·롯데푸드는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분할합병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오는 10월 초 '롯데지주 주식회사'가 공식 출범한다.

이날 임시주총 결의에 따라 4개사는 각각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인적분할된다. 롯데그룹의 모태인 롯데제과 투자부문이 나머지 롯데쇼핑·칠성음료·푸드의 투자부문을 합병한다. 법인명은 롯데지주 주식회사다. 분할합병 비율은 롯데제과 1, 롯데쇼핑 1.14, 롯데칠성음료 8.23, 롯데푸드 1.78이며 소재지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300번지 롯데월드타워다.
 
4개사 사업부문과 지주사는 각각 심사를 거쳐 재상장하게 된다. 거래는 오는 10월 30일쯤 재개될 예정이다.

롯데그룹이 지주사 체제로의 전환하게 된 배경에는 복잡한 순환출자 고리 간소화가 있다. 이번 분할합병을 통해 순환출자 고리는 67개에서 18개로 줄어든다. 이는 호텔롯데 상장과도 연관돼 있다.

앞서 신 회장은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그룹의 지배구조 개선과 투명경영을 약속했다. 그러나 지난해 6월 롯데그룹 비리의혹으로 인한 검찰 수사와 비선실세 '최순실 게이트' 등에 연루되면서 호텔롯데 상장은 잠정 연기됐다. 당장 호텔롯데 상장이 어려워지자 신 회장은 유통·식품 주요 4개 계열사의 분할합병안을 제시했다.

또 이번 분할합병은 신 회장의 '원 리더 체제'를 강화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신 회장이 롯데지주사의 대주주가 되면 신 회장은 제과·칠성음료·쇼핑·푸드의 투자부문을 관장하는 수직구조의 지배체제가 구축된다.

현재 롯데푸드의 최대주주는 지분율 9.3%의 롯데칠성음료다. 롯데칠성음료의 최대주주는 총 15.46%의 지분을 보유한 신격호 명예회장이다. 롯데제과의 최대주주는 지분율 15.29%을 보유한 롯데알미늄이며 롯데쇼핑은 신 회장이 13.46%의 지분을 갖고 있다.

신 회장의 4개사 지분율은 △롯데쇼핑 13.46% △롯데칠성음료 8.05% △롯데제과 5.71% △롯데푸드 2%다. 증권가에선 신 회장이 보유하게 될 지주사 지분율을 10.5% 정도로 추정한다. 만일 재상장 과정에서 신주를 배정받는 스와프(교환)와 현물 출자 등을 하게 되면 신 회장 보유 지분율은 더 높아지고, 지주사의 최대주주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신 회장과 3년째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이번 분할합병안에 거세게 반발했다. 신 전 부회장은 롯데쇼핑의 사업위험을 나머지 3사가 부담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롯데쇼핑을 제외한 3개사의 분할합병안을 제시했다. 롯데소액주주연대모임 또한 같은 이유로 분할합병안을 반대하고 나섰다.

재계에서는 신 회장이 지주사 최대주주가 되는 것을 우려해 신 전 부회장이 분할합병안을 반대했다고 본다. 신 전 부회장의 입장에서 신동빈 원리더 체제가 견고해질수록 경영권 분쟁에서 승산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신 전 부회장은 한국과 일본의 지주사격인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 신 회장과 현 롯데홀딩스 임원들에 대한 해임안과 자신의 이사 선임안을 제안했지만 4연패했다. 그는 경영권을 되찾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을 예고하며 '무한 주총'을 선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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