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어민 "소방용수에 유독물질 섞여 전어 집단 폐사돼"
[서울파이낸스 박윤호 기자]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 앞바다에서 최근 전어가 집단 폐사 당하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GS칼텍스 화재가 원인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이목이 쏠리고 있다.
22일 여수시와 광양시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부터 전남 여수산단 앞바다에서 폐사한 전어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이에 여수시는 죽은 전어와 바닷물을 채취, 국립수산과학원 남해수산연구소에 분석을 의뢰하고 여수지방해양수산청에도 공문을 보냈다.
여수시 관계자는 "최근 있었던 화재로 소방용수에 유독물질이 섞여 전어가 집단 폐사했다는 민원이 제기돼 현재 조사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지역 어민들은 지난 10일 발생한 GS칼텍스의 화재로 소방용수에 유독물질이 섞여 전어가 죽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역 어민은 "10일 여수산단에서 발생한 폭발사고 다음 날부터 온 바다에 전어가 죽은 채 떠올랐다"며 "소방용수에 섞인 독성물질 때문에 그런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곳은 해마다 7월부터 10월 말까지 약 80~150t의 전어가 잡히는 지역이다. 그러나 지난달 말부터 시작한 전어잡이는 대량 폐사로 11일부터 중단한 상황이다.
어민들이 지적한 여수산단에 위치한 GS칼텍스는 이달 들어 2차례의 화재가 났었다. 지난 2일에는 여수 GS 칼텍스 공장 변전실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나 자동소화시설이 초기에 작동돼 30분 만에 진압됐고, 10일에도 중질유 분해시설의 냉각기 부근에서 폭발사고가 나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에 대해 GS칼텍스 관계자는 "사고 당일 화재 현장에서 발생한 폐수를 공장 폐수처리장으로 전량 수집해 1차 정화를 거쳐 여수산단 폐수종말처리장으로 보내 적법하게 처리했다"며 "방제 업무를 담당하는 협력업체를 통해 화재 발생 시점부터 당일 오후 5시까지 해양 방류구 주변에 선박을 배치해 관찰했지만 오염물질이나 어류 폐사체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11일 이전부터도 전어 폐사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특정 어종만의 폐사가 발생한 경우라 원인이 무엇인지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수심 30m 이내의 비교적 얕은 연안의 표층 또는 중층에 주로 서식하는 전어가 화재로 인한 유독물질에 가장 먼저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아 대량 폐사로 이어진 것이라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