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김형진 신한금투 사장의 '첫 성적표', 그 이후?
[초점] 김형진 신한금투 사장의 '첫 성적표', 그 이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김형진 신한금융투자 사장. (사진=신한금투)

증시 호전 맞물려 '양호'…IB부문 강화 등 당면 과제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김형진 신한금융투자 사장이 양호한 첫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연초부터 이어진 증시 활황으로 주가연계증권(ELS) 등 금융상품 판매가 호조를 보인 데다 채권·파생 관련 자기매매 이익이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하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첫 성적표가 갖는 의미보다 그 이후 김 사장의 행보를 더 주목하고 있다. 이는 신한금융투자가 처한 현 상황과 무관치 않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투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93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506억원)와 비교해 85% 급증했다. 올 2분기(4~6월) 연결 순이익만 따로 구분해도 478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66% 늘었다. 지난 1분기(460억원)에 이어 2분기에도 400억원대 순익을 달성하며 호실적을 이어간 것이다.

전년 대비 실적이 뛰면서 신한금투는 신한금융그룹 내 당기순익 규모 4위에서 신한생명을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지난 3월 취임한 김 사장으로서는 첫 시험대를 무난하게 통과한 셈이다. '정통 뱅커(은행원)' 출신 증권사 CEO(최고경영자)라는 일각의 우려를 씻어내며 실적 상승을 견인, 경영능력을 검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한금투 관계자는 "ELS·채권 등 금융상품 수수료 수익 증가하고 자기매매 이익이 크게 늘어난 것이 전체적인 실적 상승에 주효했다"고 말했다. 실제 신한금투의 상반기 금융상품 수수료 수익은 625억원으로 전년 동기(469억원) 대비 33%가량 불어났다. 같은 기간 자기매매이익의 경우 1061억원으로 전년(626억원) 대비 약 41% 뛰었다.

지난해 말부터 사상 최고치를 돌파했던 증시 상황도 신한금투의 실적을 끌어올렸다. 코스피 지수 상승에 따라 일간 거래대금은 지난해 말 5조7000억원에서 올해 6월 말 7조8000억원으로 37.4% 올랐고 이에 힘입어 신한금투도 919억원의 위탁중개 수수료수익을 거뒀다.

어쩌면 김 사장은 운이 좋은 경영자다. 증권전문가랄 수 없는 그의 부임 시기와 맞물려 증시가 상승 흐름을 탔으니까. 하지만 아쉽게도 신한금투는 올 상반기 전년(304억원) 대비 20% 줄어든 244억원의 IB(투자은행) 수익을 올리는데 그쳤다.

이런 가운데 신한금투는 향후 호실적 견인을 위해 IB 부문에서 입지를 다져갈 계획이다. 김 사장 주도 하에 지난 7월 기존 IB 부문을 지주, 생명, 캐피탈까지 함께하는 GIB(Group & Global Investment Banking Group) 부문으로 확대·개편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금투업계는 지난 2013년 중순부터 신한지주 부사장을 역임한 김 사장의 '지주 교섭력'을 주목하고 있다. 초대형 IB의 핵심 업무인 발행어음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선 자기자본 4조원 기준을 맞춰야 하는데 신한금투는 약 1조원 규모의 추가적인 증자가 필수라는 이유에서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