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수수료 수익 수탁 '지고' IB '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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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커지 영업 위축 대형사 IB 실적 개선 영향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올 2분기에도 견조한 실적이 예상되는 대형 증권사들의 수수료 수익 구조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전통적 수입원인 수탁 수수료 비중이 줄고 있는 반면, IB(투자은행) 관련 수수료는 증가하면서 주요 수입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27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등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인 대형 증권사 5곳의 올 1분기 기준 수수료 수익 규모는 711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315억원)과 견줘 12.7%(803억원) 증가했다.

전체 수수료 가운데 위탁매매에 따른 수탁 수수료는 1분기 3353억원으로, 전년 동기(3582억원)와 비교해 200억원 이상 줄어들었다. 지난해 2분기 3678억원으로 소폭 상승한 이래 줄곧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전체 수수료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56.7%에서 47.1%로 1년 새 절반 이하까지 떨어진 셈이다.

수탁 수수료 비중이 눈에 띄게 줄어든 데 반해, IB 관련(인수 및 주선 수수료·매수 및 합병 수수료) 수수료 수익은 크게 불어났다.

대형사 5곳의 1분기 IB 수수료 수익을 합한 규모는 114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27억원)과 견줘 56.8% 증가했다. 지난 2015년 4분기(1317억원) 이후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이기도 하다.

이 가운데 인수 및 주선 수수료 수익은 658억원,  매수 및 합병 수수료 수익은 48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0억원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전체 수수료 수익 가운데 16%를 차지, 전년(11.5%)과 비교해 4.5%가량 비중이 늘었다.

증권사별로 보면 NH투자증권이 약 381억원의 IB관련 수수료 수익을 올려 대형사 중 선두에 올랐다. 이어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각각 274억원, 250억원을 거뒀고, 미래에셋대우(134억원)와 삼성증권(101억원)이 뒤를 이었다.

올 들어 거래대금이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대형 증권사의 수탁 수수료 비중이 현저히 줄어든 것은 IB 실적이 개선된 것이 주 요인으로 풀이된다. 대형사의 자기자본 확대를 통한 사업 다변화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박혜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권사 수익 중 브로커리지(위탁매매)가 차지하는 비중이 50% 미만으로 하락했다"며 "특히 대형사를 중심으로 IB 업무가 호조를 띠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나 유동화뿐만 아니라 ECM(주식발행시장), 채권발행시장(DCM), IPO(기업공개) 등에서도 활발하게 수익을 시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 연구원은 "거래대금에 상관없이 상품운용 및 IB 등에서 증권사가 견조한 실적을 거두는 추세는 2분기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IPO시장의 활황도 IB 수수료 실적 호조에 일조했다. 상반기 '최대어' 넷마블게임즈 등 8건의 IPO를 주관한 NH투자증권은 IPO실적 선두로 도약, IB 수수료 수익을 크게 불렸다. 넷마블을 공동 주관한 한국투자증권과 제일홀딩스의 대표 주관사를 꿰찬 KB증권도 IB 부문 호수익을 거뒀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사 자체로도 기존 수탁 수수료 중심의 수익 포트폴리오에서 탈피해 IB 방면으로 수익을 늘려나가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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