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 뒤늦은 M&A 사냥 '갈수록 막막'
국민銀, 뒤늦은 M&A 사냥 '갈수록 막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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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이감이 글쎄네"...지주회사 전환 검토 시사
KGI증권 불발 조짐·외환銀 부정적 입장 '여전'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ihkong@seoulfn.com>국민은행의 뒤늦은 M&A 사냥이 본격화되고 있지만, 기대와는 달리 모든 상황이 여의치가 않다.
최근 인수전에 뛰어든 KGI증권은 가격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으며 매물로 나오면 다시 인수에 참여할 뜻을 내비친 외환은행 역시 지난해보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시장의 대대적인 개방을 알리는 자통법과 한미FTA를 앞둔 시점에서 국민은행은 한시가 급한 상황이다.
우리·신한·하나은행 등은 증권사를 인수해 이미 금융지주회사로서의 면모를 갖추었고 또 최근 금융당국이 지주회사에 대해서만 외국금융회사의 자회사 편입을 허용했다는 점은 현재 국민은행으로서는 타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 입장에 놓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의 강정원 행장도 지난해 지주사 설립이나 증권사 인수에 다소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해 왔으나 올해 들어서면서 지주회사 전환을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한편 증권사가 매물로 나오면 언제든지 입찰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갈수록 실탄(5조원의 투자재원)은 늘어나는데 반해 증권사를 인수할 수 있는 기회는 제한돼 규모를 가리지 않고 인수전에 참여하겠다는 입장변화로 풀이된다.
그러나, KGI증권은 지점 없이 본점만 있어 국민은행으로서는 증권업 면허 취득에 불과할 뿐, 큰 시너지 효과는 기대할 수 없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게다가, 주간사 측의 가격 부풀리기 작업이 본격화되면서 인수 자체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상황에 직면해 있다.
국민은행 고위 관계자는 KGI 인수가격이 실제 자산가치에 비해 1000억원 이상 부풀려져 있다며 지점도 없는 증권사를 높은 가격에 인수할 수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KGI증권을 포기하더라도 SK·교보·한양증권 등도 최근 매각설에 휘말리고 있다는 점은 국민은행의 증권사 인수 가능성을 일단 밝게 해주고 있다. 그러나 확정된 사실이 아닌 만큼 증권사 인수가 불가능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게 사실이다.
이와 함께, 강 행장이 여전히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외환은행 인수 역시 지난해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단 외환은행 측이 지난해처럼 '가만히 앉아서 당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강 행장은 최근 "지난해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되고도 인수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며 "외환은행의 인수가격이 지난번과 너무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면 인수를 통해 글로벌 국제 투자금융기관으로 다시 설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소매금융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기업금융과 외환 부문의 경쟁력을 외환은행 인수를 통해 상쇄해보겠다는 의중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강 행장의 발언과는 달리 외환은행 측의 입장은 부정적이기만 하다.
외환은행의 관계자는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이 턱 밑까지 쫓아오자 덩치를 키우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글로벌 은행으로 거듭나려면 차라리 외국은행을 인수하는 쪽이 더 바람직 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소매금융에만 치중해온 국민은행이 전혀 다른 구조의 외환은행을 합병한다면 외환은행이 가지고 있는 기업금융과 외환 부문의 경쟁력마저 상실하게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이어 "외국계인 DBS를 지지하는 이유는 외환은행의 행명과 영속성 보장 그리고 고용안정을 약속할 뜻을 전해왔기 때문"이라며 "국민은행이 외환은행의 이러한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결코 협상 대상이 될수 없다"고 강조했다.
만약, 또다시 국민은행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될 경우 모든 수단을 동원해 무효화 시킬 것이라는 게 외한은행 측의 입장이다.
그는 금융당국이 지난해 테마섹이 DBS의 지분을 28% 보유한 채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인수대상에서 제외했다는 점도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인수 대상자에 대한 명확한 구분이 모호하다는 것.
또, 금감원의 입장은 공식적인 절차에 의한 것이 아니라 실무회의 과정에서 나온 얘기이기 때문에 문제 될 게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외환은행은 DBS의 인수 가능성에 관한 자료를 취합 중임을 내비치며 론스타 역시 지난해 말부터 DBS와 지속적인 접촉을 통해 협상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국민은행으로서는 외환은행의 높아진 가격도 문제지만 외환은행의 지지는 물론 론스타 측과의 협상 가능성도 점차 불투명해지고 있어 실탄만 있고 정작 쏠 수 있는 총은 없는 비대한 몸집만 지속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인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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