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전수영 기자] 내년 최저임금이 7530원(시급)으로 결정됐다. 올해 6470원 대비 16.4% 인상된 금액이다. 이를 놓고 사용자 측에서는 과도한 인상이라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고, 노동자 측에서는 당초 1만원에서 상당히 후퇴한 것이라며 아쉬워하고 있다. 돈과 관련된 것인 만큼 양측 모두 결과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최저임금이 정해지자 당장 아르바이트를 고용할 수밖에 없는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은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가뜩이나 위축된 국내 경제를 고려한다면 이들의 한숨이 충분히 이해가 된다. '눈 감았다 뜨면 다가오는 월급날'이 더 큰 압박감으로 다가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나마 정부가 인상분을 정부가 보조하겠다며 3조원의 예산을 반영한다고 하니 다행이지만 해마다 지원할 수는 없어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영세상인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슬그머니 대기업들도 이들과 섞여 마치 이들과 한 배를 탄 것처럼 행세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편의점업계다. 편의점은 대표적인 아르바이트생들의 일자리로 꼽힌다. 24시간 운영을 해야 하다 보니 가족이 전부 편의점에 매달리지 않는 한 아르바이트를 뽑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일부 점포를 제외한 대부분의 편의점주들이 생계를 빠듯하게 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에게 최저임금 인상은 자신의 밥그릇 안의 밥을 퍼서 아르바이트생들게게 주는 것과 같을 것이다.

하지만 편의점주의 생계를 위협하는 가장 큰 원인이 최저임금 인상일까? 그건 아니라고 본다. 1990년대 대부분의 편의점은 지금보다 훨씬 넓은 영업지역을 확보하고 있었다. 밤새 물건을 파는 별천지 세상이 들어서면서 조금은 멀더라도 필요한 물건을 사러 오는 이들이 꽤 많았다.

이 같은 소문이 퍼지자 너도나도 편의점 운영에 뛰어들었고 패밀리마트(현 CU), LG25(현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로손, 써클K 등이 우후죽순으로 문을 열었다. 당시에는 편의점업계가 신규 점포를 내면서 영업지역을 넓게 잡아 그나마 괜찮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영업지역이 점점 줄어들어 이제는 200미터 안에도 같은 브랜드의 편의점을 찾는 게 어렵지 않다.

경쟁업체가 편의점을 여는 것을 막을 방법은 없다. 그렇다고 같은 브랜드의 점포를 길 건너편, 골목 하나 뒤에 내는 것은 상도의에 어긋나는 것 아닌가? 최소한 편의점주들이 먹고살게는 해줘야 하는 것이 본사의 의무임에도 이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가맹비를 받기 위해 기존 점포가 있음에도 근처에 신규 점포를 개설하고 있다.

2017년도 4인가구 기준 중위소득은 월 446만7380원.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물건의 마진율을 10%로 가정할 경우 월 4467만3800원의 매출을 올려야 한다. 일평균 148만9000원가량을 판매해야 한다. 이 정도라면 번화가가 아닌 곳은 수지타산을 맞추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더욱이 월세와 전기세 등 공과금을 감안하면 매출은 이 보다 더 많아야 한다.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남편과 아내가 일일 2교대 하는 곳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따라서 편의점업계가 편의점주를 앞세워 최저임금 인상에 불만을 토로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아르바이트생들의 임금을 올려주면서도 편의점주들이 안정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먼저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