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한 공인중개소 광고판 모습.(사진=서울파이낸스DB)

소규모 연립·빌라 물량 쏟아져…분양가보다 싼 분양권 등장

[서울파이낸스 나민수 기자] 주택시장 활황 바람을 타고 2,3년 전 대거 공급된 수도권 아파트들의 본격적인 입주가 시작되면서 '입주물량 폭탄'이 현실화되고 있다.

특히, 서울 아파트값은 6.19 부동산대책에도 불구하고 고공행진 중인 반면, 수도권의 일부 새 아파트 단지에는 분양가보다 싼 분양권 매물이 등장한 데 이어 전세값도 급락하며 '역전세난'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17일 부동산114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경기도 지역의 아파트 입주 물량은 총 9만461가구로 올해 상반기(3만3056가구)의 3배 가까이로 증가한다. 여기에 최근 주택경기 호조로 늘어난 단독·다가구·다세대 등 일반 주택과 동네 소규모 연립·빌라 등의 입주물량까지 합하면 입주 주택 수는 이보다 훨씬 많다.

경기도 내에서도 특히 화성시에 입주물량이 집중된다. 동탄2 신도시를 중심으로 올해 하반기에만 1만4887가구가 입주한다. 이는 상반기(8824가구)의 2배 수준이다. 상반기 1345가구 입주에 그쳤던 평택시는 하반기에만 6361가구의 입주가 예정돼 있으며 상반기 580가구만 준공했던 시흥시도 하반기에 1만가구가 넘는 아파트가 입주한다. 경기도 광주시에도 올해 하반기에만 지난해 총 입주 물량(2681가구)의 2배 가까운 5100여가구의 아파트가 준공된다.

이처럼 입주물량이 늘면서 최근에는 분양가 이하 분양권이 늘고 있다. 분양 초기 계약이 끝난 '완판' 단지여도 입주가 임박하면서 프리미엄이 없거나 일부 분양가 이하로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화성 동탄2신도시의 일명 남동탄 지역의 한 아파트는 입주가 올해 말로 임박하면서 중대형 일부 분양권에서 분양가보다 500만∼1500만원 싼 매물이 나오고 있다. 다음달부터 입주가 시작되는 동탄신도시 인근의 화성시 기산동의 한 아파트에도 분양가에서 200만∼500만원 내린 분양권 매물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경기도 광주 태전동 아파트에도 분양가보다 1000만원 이상 싼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전세값도 크게 하락했다. 최근 입주가 진행중인 화성 동탄2 신도시의 전용 84㎡는 전셋값이 1억5000만∼1억9000만원 선이다. 이 아파트의 매매가격은 3억6000만∼3억7000만원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50%에도 못미치는 것이다. 올해 3월 말부터 입주가 시작된 동탄2신도시의 한 아파트의 경우 전용 84㎡의 급전세 물건이 최하 1억5000만원에 나온다.

문제는 수도권의 입주 폭탄이 올해 하반기로만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내년도 전국의 새 아파트 입주물량은 44만여가구로 올해(37만9000여가구)보다 더 많다. 이 가운데 서울·경기·인천 수도권 입주물량은 총 21만8678가구로 올해(17만322가구)보다 28.4% 증가한다.

특히, 분양권 전매차익을 노리고 투자수요가 많이 몰렸던 곳에서는 전세물량이 쏟아지면서 시세보다 싼 전세가 급증하고, 이로 인해 인근 지역 기존 아파트에 역전세난이 심화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동탄2신도시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얼마 전까지 이 일대 전세값이 3억원대에 형성됐는데 최근 입주가 크게 늘어나면서 전세값이 하루가 다르게 떨어지고 있다"며 "이 지역에 입주가 줄줄이 예정돼 있는 만큼 전세값 하락으로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역전세난이 현실화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