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손 맞잡은 라응찬-신상훈…찜찜한 뒷모습
6년 만에 손 맞잡은 라응찬-신상훈…찜찜한 뒷모습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라응찬 전 신한금융그룹 회장과 신상훈 전 신한은행장이 웃으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신한금융그룹)

이희건 명예회장 탄생 100주년 기념식 참석
웃으며 악수 나눴지만…화해는 '선 긋기'

[서울파이낸스 이은선 기자] 신한조직의 상처를 남긴 '신한사태' 당사자 3인이 6년 만에 조우해 극적으로 인사를 나눴다. 후배들이 먼저 선배에 다가서는 모습으로 활짝 웃으며 손을 맞잡았지만,  화해에 대해서는 각각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찜찜한 뒷 맛을 남겼다.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과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은 7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고 이희건 명예회장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신한사태 당자사들이 대면하는 것은 지난 2011년 이 명예회장 작고 이후 처음이다.

대면 이전에는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신 전 사장은 행사장에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내 "(라 전 회장에) 인사할 특별한 시간은 없을 것 같다"며 "주주나 고객, 직원에 더 신경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 전 회장은 행사장에 들어서며 자신의 건강상태에 대해 "잘 놀고 있다. 100살까지 살 것"이라고 웃으보였으나, 신 전 사장과 만나 인사 할 것이냐는 질문에 "안 만난다. 어떻게 해서든 절대 안 만난다"며 강경한 반응을 보였다.

인사의 물꼬는 후배가 텄다. 이 전 행장은 행사 이전 "이희건 명예회장이 그립다"며 "모든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 전 사장과 화해할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도 "제가 어떻게 해서 되는 것은 아니지만, 선배인데 먼저 인사를 드리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이 전 행장은 행사장에 들어서자 마자 신 전 사장에게 다가서며 "선배님 안녕하십니까. 잘 지내셨습니까" 하며 90도로 인사했다. 신 전 사장도 악수를 청하며 "이게 누구야. 잘 지냈나" 하고 화답했다. 이 전 행장이 "연락도 못드려 죄송하다"고 말하자 신 전 사장이 "얼굴이 좋아보인다"며 답변했다.

곧 이어 라 전 회장이 입장하면서 주주들에 인사를 청했다. 신 전 사장은 라 전 회장의 입장 소식을 듣고 먼저 일어나 다가서 "회장님 잘 지내셨습니까"라며 인사를 건넸고 라 전 회장은 "인사좀 하고 살지"라며 웃으며 대답했다. 신 전 사장도 "제가 항상 바쁘다"라며 농담을 건넸다.

다만, 업계에서 기대했던 극적인 화해가 이뤄졌다고 보기에는 이르다는 해석이다. 행사장을 가장 먼저 나선 신 전 사장은 "오늘은 의례적인 인사를 나눴지만 화해할 시간은 없었다"며 "나에게 잘못했다 잘했다를 떠나 고객들과 주주들에 과거에 대한 사과, 사죄의 표명이 있어야 하고 진정성을 봐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신한사태는 지난 2010년 라 전 회장과 이 전 행장이 신 전 사장을 고발하면서 불거졌다. 7년이 흐른 지난 3월에서야 대법원이 신 전 사장에 일부 횡령액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무죄 판결을 내리면서 일단락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전 행장은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았다. 신한금융은 그동안 미뤄왔던 신 전 사장의 스톡옵션 지급을 결정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