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상반기 재계] 崔게이트·개혁모드에 '벙어리 냉가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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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79년 史 총수 첫 구속 '불명예' 
'김 앤 장' 재벌저격수 전면배치 폭풍전야

[서울파이낸스 윤은식 기자] 2017년 상반기 재계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 최순실 게이트로 촉발된 재벌개혁의 촛불 혁명, 문재인 대통령 당선으로 10년 만에 보수에서 진보로 정권교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조용한 날이 없었다. 올해 상반기를 마무리하면서, 상반기 재계를 뜨겁게 했던 주요 이슈를 되짚어 보기로 한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 창업 79년만에 첫으로 구속되는 불명예를 안았다.(사진=삼성)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올해 2월 박근혜 최순실 뇌물혐의로 구속되자 재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고 이병철 회장이 1938년 '삼성상회' 창립 79년 만에 첫 총수가 구속되는 사상 초유의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그동안 창업주인 故 이병철 회장은 사카린 밀수 등,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편법증여 등 사건으로 수차례 검찰에 불려갔었지만 구속까지는 되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 측에 거액의 뇌물을 제공하고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도움을 받은 혐의다. 그러나 재판이 진행될수록 이 부회장에게 유리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공판과정에서 특검에 불리한 증언이 나오고 있는 상황인 데다, 증인신문과정에서 특검 조사 진술을 뒤집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으로 재계 안팎의 시각이다.

지난 4월 첫 공판을 시작으로 지난달 30일까지 총 34차례 공판이 진행됐다. 법조계 등 관련업계는 이 부회장의 1심 선고는 구속기한이 만료되는 오는 8월27일 이전에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재계와 법조계는 이 부회장의 무혐의 입증을 위해 삼성 측이 막판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보고 있다.

◆ 경영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볼멘소리 냈다가 '깨갱'

최순실 게이트로 촉발된 범국민적 재벌개혁 바람이 10년만에 보수에서 진보로 정권교체가 이뤄지면서 더욱 거세게 몰아쳤다. 진보진영인 문재인 당시 대선후보가 제19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재벌개혁의 고삐를 강하게 당겼다.

문재인 대통령은 '재벌저격수' 김상조 당시 한성대교수와 장하성 당시 고려대 교수를 각각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과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임명하면서 본격적인 재벌개혁 드라이브에 나섰다.

이에 재계는 정치권을 향해 조용히 강성 재벌개혁은 경계한다면서도 새 정부와 불필요한 잡음을 최소화하며 극도로 말을 아꼈다.

지난달 23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처음으로 4대 재벌 경영진과 만나 앞으로 재벌개혁 방향을 밝히자 재계는 초긴장 상태로 돌입하는 모양새였다.

이날 김 위원장은 몰아부치기식의 재벌개혁은 지향하고 기업인 스스로 선제적 변화의 노력을 기울이고 모범적인 사례를 만들어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법률에 따라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과감히 법의 철퇴를 가하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이를 두고 재계일각에선 공정위가 직접 나서기전에 기업이 스스로 개혁하라는 강한 메세지를 던진것으로 풀이했다.이에 재벌개혁을 두고 김상조 위원장과 재벌기업이 전선을 형성할지 협치를 할지 주목된다.

문제인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1호 정책으로 일자리를 내걸었다. 그만큼 문재인 대통령이 일자리 창출에 강한 의지를 나타내는 방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일자리 창출 목적으로 기업에 일자리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일자리 상황판을 설치했다. 이를 두고 재계일각은  정부의 일자리 정책 취지는 공감한다면서도 기업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 정책이라고 볼멘소리를 냈다.

재계가 정부를 향해 이렇다할 강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자 김영배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이 경제는 경제 논리에 맡겨야 한다며 정부 일자리 정책을 비난하며 정부과 대립각을 세웠다.

고용실적을 서열화하게 되면 기업은 일자리 확대에 정부 눈치를 볼 수밖에 없고 그렇다고 무턱대고 고용을 확대하면 노사 갈등이 심화할 수밖에 없다는 게 주된 이유에서다.

그러자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사회적 양극화를 만든 당사자인 경총이 진지한 반성과 성찰부터 해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고 경총은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협력하겠다는 입장를 내비치며 정부와 대립 상황을 수습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일자리를 두고 정부와 재계의 시각차가 있어, 앞으로 정부와 재계가 일자리 문제를 어떻게 풀어 갈지 주목된다.

◆ 이재현 회장 경영복귀, 그레이트 CJ 넘어 월드베스트 CJ로 도약

▲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4년여만에 경영에 복귀해 월드베스트 CJ 도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사진=CJ그룹)

2017년 상반기는 CJ그룹에는 특별하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경영복귀로 그동안 컨트롤 부재 속에서 그룹운영에 차질을 빚어온 CJ가 세계 최고의 CJ로 재도약할 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이재현 회장이 지난 5월 17일 그룹 공식행사에 모습을 드러내며 경영복귀를 알렸다. 지난 2013년 수천억대 비자금을 운용하면서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된 후 지난해 광복절 특사로 풀려난 지 4년 만이다.

이재현 회장의 지난 4년은 고난과 역경의 시간이었다. 이 회장이 구속수감 중에 부친이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의 비보가 날아들었고 이 회장은 건강상 이유로 빈소를 지키지 못했다. 게다가 며느리가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는 아픔도 겪어야 했다.

이런 역경을 딛고 이 회장은 CJ그룹의 '2020 Great CJ' 넘어 '2030 World Best CJ'를 외치며 경영에 복귀했고 공격경영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이 회장은 경영복귀 한 달 만인 지난달 15일, 1조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하면서 공격적인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재계의 가장 큰 이슈는 10년만의 정권교체가 이뤄졌고 정권교체후 많은 변화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면서 "이런 변화가 긍정적으로 정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산업의 불확실성과 특히 중국과 사드 마찰로 국내 산업전반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곧 중국순방길에 오를 것으로 보이는데 중국과 경제외교를 통해 국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성과를 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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