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부, 국정기획위에 4차 통신비 인하안 보고
[서울파이낸스 이호정 기자] 가계 통신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문재인 대통령의 '기본료 폐지' 공약이 사실상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대신 미래창조과학부는 가계 통신비 인하 방안으로 요금할인 확대, 보편적 요금제 출시, 공공 와이파이 확충 등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미래부는 지난 19일 이러한 내용의 통신비 인하안을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보고했다.
국정기획위와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에 따르면 미래부는 이날 통신비 인하 방안을 실행이 가능한 순서에 따라 단기·중기·장기 과제로 나눠 보고했다.
먼저 단기 과제는 미래부 고시 개정으로 가능한 요금할인율 상향, 취약계층 요금 경감 확대 등이 포함됐다.
요금할인과 관련해 애초 연행 20%인 할인율 고시 개정을 통해 25%로 올리는 방안이 논의됐지만, 이날 보고에서 구체적은 요율은 확정되지 않았다.
또 보편적 데이터 요금제의 경우 법안 마련이 필요해 중기 과제로 제시됐다. 현재 유력한 요금제는 300MB를 기본 제공하는 현행 3만원대 데이터 요금제보다 1만원 이상 저렴한 가격에 데이터 1GB를 기본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와 관련해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전날 이동통신사에 일정 수준의 데이터·음성·문자를 저렴하게 제공하는 보편요금제 출시를 의무화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공공 와이파이 확대는 이날 회의에서 실행 가능성이 큰 안으로 평가됐다.
공공 와이파이의 경우 이통 3사의 협조가 필수인데,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에 이어 최근 KT가 오는 8월 중 자사 와이파이 10만개를 타사 고객에 개방하겠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구체적인 이행방안이 나온 상태다.
하지만 논란이 되고 있는 기본료 폐지는 이날 보고에서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 이통사의 여전한 반발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됐다.
단말 지원금에서 제조사와 이통사의 재원을 분리해 공개하는 분리공시 도입도 언급됐지만, 구체적인 방안은 논의되지 않았다.
분리공시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반대, LG전자와 이동통신 3사는 판매 장려금(리베이트)을 규제하는 조건으로 조건부 찬성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4이동통신 도입도 거론됐지만 이미 7차례나 무산돼서 실효성과 효용성이 의심스럽다는 부정적 평가가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알뜰폰 지원책과 관련해 이개호 위원장은 "국정기획위가 진지하게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정기획위는 미래부의 공식 보고는 더는 받지 않는 대신 다만 사안 별로 비공식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아울러 100대 국정 과제에 통신비 인하를 포함하되 구체적인 실행 계획은 늦어도 7월 초 국정기획위원회 활동이 끝나기 전 발표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