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조 부동자금 '짧을수록(短) 높을수록(高) 좋다'
400조 부동자금 '짧을수록(短) 높을수록(高) 좋다'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3.06.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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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5월 단기수신 1조 순증...단기물 비중 50% 육박
ELS 만기도 6개월물 선호...高금리 하이브리드 불티

최근 400조원 부동자금 향방의 키워드는 ‘단(短)과 고(高)’로 압축된다. 지난달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하에도 불구, 부동자금의 단기화는 심화되고 있고 금리 민감도는 최고조에 달했다.

16일 금융권과 한은에 따르면 은행, 투신, 종금사 등 주요 금융기관의 5월 6개월 미만 단기수신 규모는 1조원 남짓의 순증가를 기록했다. 카드채로 인한 MMF 환매로 썰물처럼 빠져나갔던 자금이 투신권에 다시 몰리면서 단기물 비중도 47.4%로 올들어 최고치를 보였다.

▶저축성 예금 증가
우선 은행권의 수신 증가세가 뚜렷하다. 5월말 기준 은행권의 수시입출금식 예금인 MMDA등 저축성 예금 잔액은 총 455조3천160억원으로 지난달에만 4조5천181억원이 순증가했다. 특히 수시입출금식 예금은 지난달에 1조9천619억원이 늘어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다. 요구불 예금 역시 지난 한달에만 2조2천74억원이 늘었다.

이같은 저축성 예금의 증가는 정부의 투기 단속으로 부동산 시장에서 이탈한 자금이 입출금이 자유로운 단기예금 상품인 MMDA에 몰려기 때문으로 금융권은 분석하고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초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단기예금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부동산 투기 대책 등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돈이 은행의 단기예금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드채 및 SK글로벌 문제로 자금 이탈이 심했던 투신권의 수신고도 증가세로 반전됐다. 지난 3월과 4월 각각 20조2천882억원, 4조2천208억원의 감소를 보였던 투신사 MMF는 지난달 2조166억원이 순증가했다. 특히 안전자산인 국공채 MMF에 돈이 몰렸다.

반면, 장기채권투자신탁은 단기에 비해 그 증가세가 소폭에 그쳤고 주식 및 혼합투자신탁은 전달에 이어 지속적으로 감소해 최근 증시 상승에도 불구, 아직은 개인투자자들에게 ‘경계 대상’임을 단적으로 드러냈다.
투신사 한 관계자는 “시장에서 여전히 카드채와 회사채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에 당분간 국공채 편입 단기 MMF 상품에 대한 자금 집중이 지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6개월 만기 ELS ‘뜬다’
올초 은행권이 앞다투어 내놓았던 1년 만기 주가지수연동예금(ELD)에 이어 만기가 절반으로 줄어든 주가지수연동증권(ELS)가 각광을 받고 있다. 최근 650선까지 주가이 오르고는 있지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1년 후 장세를 불투명하게 보는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작용한 탓이다.

국민은행이 지난 5월 출시한 ‘랜드마크 주가지수연동증권’이 1천100억원의 높은 판매고를 올리자 국민은행은 오는 19일까지 2차분을 모집한다. 벌써 판매 5일만에 250억원이 팔려 나갔다.

‘랜드마크 주가지수연동증권’은 기존 ELS 상품이 기준지수 대비 만기지수가 하락할 경우 수익없이 원금만 보존되도록 설계된 데 반해 기준지수 대비 떨어지지만 않으면 연 6.3%의 수익이 확정된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이에 외환, 신한 등도 연이어 만기 6개월 짜리 ELS 상품을 출시했다.
외환은행은 오는 18일까지 1천억원 한도로 ‘원금보존형 ELS펀드’를 판매하고 있는데 발행 첫 날에만 50억원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금리 민감도 최고조
부동자금의 단기화 외에도 금리 민간도 역시 최고조에 달했다. 단기 부동자금의 신 투자처로 급부상한 하이브리채는 없어서 못 팔 지경이다. 발행기관 부실시 이자를 못 받을 수도 있는 리스크에도 불구, 고금리를 원한다는 것.

조흥은행이 지난 9일부터 예약 판매를 시작한 3천억원 규모의 하이브리드채는 13일 오후 4시 기준 총 2천500억원이 팔렸다.
연 7.8%의 고금리에 10년 후부터 발행금리와 발행일 당시 5년 만기 국고채 금리간 차이의 50%가 가산되는 프리미엄을 얻고 부동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
이 상태가 지속되면 16일 발행 마지막 날 이전에 소진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조흥은행측 설명이다.

은행권 처음으로 연 8.5%의 고금리를 내세워 하이브리드채를 판매했던 외환은행의 경우는 판매 이틀만에 2천500억원 어치가 동이 났다.
반면, 지난달 26일부터 연 6%로 상대적 낮은 금리를 제시했던 국민은행의 하이브리드채는 마감일은 13일을 하루 앞둔 12일까지도 1천억원이 팔리는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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