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 '대통령의 사법방해' 본격 거론…진실공방 '특검으로'
美언론, '대통령의 사법방해' 본격 거론…진실공방 '특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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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온라인속보팀] 닉슨의 워터게이트를 연상케하는 상황이 지금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수사중단 압박을 받았다고 주장한 제임스 코미 미국 연방수사국(FBI) 전 국장이 트럼프의 의회 증언대에 서자, 미국 주요 언론들이 일제히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 의혹을 본격적으로 거론하기 시작했다. 이에따라 야당인 민주당을 중심으로 '트럼프 탄핵론'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코미 전 국장이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8일(현지시간)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코미는 다섯 번이나 트럼프 대통령이 거짓말쟁이라고 반복했지만, 백악관은 극구 아니라고 부인했다"고 전했다. 코미와 트럼의 진실공방 양상속에 이제 공은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와 수사기관에 넘어갔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코미가 모두 증언에서 "이런(Lordy), 테이프가 있길 바란다"고 말한 대목과 관련해 '거짓말 전쟁'으로 팽팽하게 맞선 승부의 추를 기울게 할 '결정적 증거'가 나올지에 미국민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코미 전 국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자신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 내용을 기록한 이른바 '코미 메모'를 남긴 이유에 대해 "솔직히 우리 만남의 성격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거짓말을 할 수 있다는 우려를 했다"면서 "기록을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나는 나와 FBI를 방어하기 위해 기록을 해야 하는 날이 올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CNN은 "검사와 사법기관은 앞으로 어떻게 할 건가"라는 평론가 좌담을 개최했다. CNN에 출연한 한 평론가는 "일반시민이라면 사법방해죄는 범죄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지만, 대상이 대통령이라면 전혀 다른 문제"라면서 "사법방해는 독립(stand-alone) 혐의를 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평론가는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 사임의 기초가 된 사법방해 의혹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뮬러 특검이 근시안적 접근을 하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말도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코미의 증언을 인터넷으로 생중계하고 인터넷판 헤드라인으로 "의심할 여지없이, 거짓(Lies, plain and simple)'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앞서 NYT는 러시아 스캔들 수사 중단 압력을 가한 '메모'를 특종보도했다.

NYT는 코미가 청문회에서 "대통령은 미국의 대중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한 말을 전한 뒤 백악관의 새라 샌더스 부대변인이 "대통령의 거짓말 질문에 모욕감을 느낀다"고 답한 부분을 대비시켰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코미 청문회를 시청하는 대신 한 보수단체 행사에 연설자로 나서 "우리는 싸워 이길 것"이라고 우회 반격을 개시한 점을 부각했다.

NYT는 '코미가 체스 게임을 시작했다'는 분석 기사에서 "대통령이 불법적 의도를 갖고 FBI 국장에게 특정 수사를 하지 못하게 했다면 당연히 그 점은 사법방해로 불린다"고 해석한 뒤 "법률적으로 회색지대란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보수 매체들은 코미 전 국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명령'이 아니라고 했다가 자신은 '명령으로 받아들였다'고 하는 등 오락가락하는 증언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폭스뉴스는 코미가 "대통령이 내게 (플린에 대한 수사를 하지 못하게) 명령하지는 않았다"고 증언한 점을 헤드라인으로 뽑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차남 에릭 트럼프는 트위터에 "그걸 놓아두기를(let this go) 바란다는 것(hope)과 명령(tell/order)을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느냐"라며 코미 증언의 신빙성을 깎아내렸다.

워싱턴포스트(WP)는 "코미의 증언은 러시아가 미국 정치를 방해하려는 것에 대한 그의 우려와 그런 행동을 조사하는 데 있어 법무부의 무능력을 반영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전국지 USA투데이는 코미가 강경한 태도(hardball)를 고수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분석하는 한편 향후 논점이 사법방해로 볼 수 있느냐로 모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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