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경기 회복세 예상보다 빨라…4월 전망 이후 여건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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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호조+새 정부 출범 효과2% 중반대 넘는 회복세도 기대"

[요코하마=서울파이낸스 이은선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경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수출이 호조를 보이는 가운데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내수 회복도 기대되고 있어 기회를 살린다면 2% 중반대를 넘어서는 성장률을 되찾을 수 있다는 낙관적 기대도 내비쳤다.

이 총재는 지난 5일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차 방문한 일본 요코하마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난달 경제 전망 이후 한달 간의 여건 변화를 보면 한국 경제에 영향을 줄 변화가 꽤 있었다"며 "생각보다 경제 회복세가 빠르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초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0.1%p 상향한 바 있다. 이후 환율조작국 지정 우려가 해소됐고, 수출과 설비투자가 예상보다 호조를 나타내는 등 긍적적 신호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4월초 전망 시점에는 환율조작국 지정 여부가 상당히 큰 이슈였고, 주요20개국(G20) 회의에서의 미국의 (보호무역) 스탠스도 강했다"며 "프랑스 대선 등이 큰 이슈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1분기 성장률이 0.9%로 생각보다 더 나왔고, 수출과 설비투자가 호조를 보였다"고 부연했다.

내수가 아직은 부진하지만, 최근 소비심리가 개선되고 있는 데다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회복세를 기대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이에 이 총재는 "세계 경제가 회복세를 타고 수출 여건이 우호적인 만큼, 이를 잘 뒷받침해서 현재 2% 중반의 성장률에서 본격적인 성장세를 되찾게 되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이 총재는 "해외소비 이외에는 1분기 소비가 썩 좋지 않았다"면서도 "소비심리가 훨씬 나아져 국내 소비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반도체 수출 호조로 시설을 확장하면서 기자재 공급 업체 매출 증대와 공장 증설, 고용창출 등의 경로로 낙수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기 정권 출범 효과에 대해서는 "과거 사례를 보면 신정부가 출범할 때는 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한다"며 "출범 초기에는 추진력이 있다보니 내수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실제로도 내수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달 새로 설정한 성장률 전망치(2.6%)를 추가 상향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다음 경제전망은 오는 7월 이뤄진다. 이 총재는 "한 달 새 여건 변화가 많았지만, 여전히 지켜볼 게 많다"며 "보호무역과 한미통상, 사드 등 허들이 많아 두고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5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만찬간담회를 갖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ADB공동취재단)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이 멀어진 점을 거듭 확인했다. 이 총재는 지난달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인하할 필요성이 줄었다'고 언급 점을 시그널로 받아들여도 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시그널이라 하면 시그널일 수 있다"며 "아무 뜻도 아니라고 생각하면 섭섭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최근의 가계부채 증가 속도에 대해서는 "판단하기 이르지만 어쨌든 정부 정책의 효과가 나오지 않겠냐"며 "다만, 연착륙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총재는 "정부에서는 집값이 주택경기가 과열되지 않지만 적당히 상승해 거래가 잘 되는 상황을 희망하게 될 수밖에 없는 만큼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가계부채 총량 제한에 대해서는 "절대량을 줄이면 빚을 갚아야 하고, 소비를 못하게 될 것"이라며 "증가 속도는 줄여야겠지만, 절대량은 줄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오전 이 총재가 참석한 한중일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3국 경제수장들은 '모든 형태의 보호무역주의를 배격하겠다'고 합의했다. 이번 합의 배경에 대해 이 총재는 "한중일 모두 수출이 경제에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자유무역이 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며 "3국 모두 (미 재무부의)환율관찰대상국으로 지정돼 있어 보호무역을 배격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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