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충당금 관리 효과…'어닝 서프라이즈' 시현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우리은행이 올 1분기 순익 637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1년 이후 6년 만에 기록한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기업 충당금 관리와 점포 효율화 작업 등의 '뒷문잠그기' 효과가 본격화된 가운데 비이자이익 부문에서도 실적이 크게 호전됐다.
우리은행은 19일 1분기 당기순이익이 6375억원을 시현해 전분기대비 310%(4821억원) 급증했다고 밝혔다. 전년동기대비해서도 43.8%(1942억원) 증가한 수치다.
이번 실적에는 1분기중 중국 화푸빌딩 관련 대출채권매각 이익 1706억원이 반영됐다. 여기에 판매관리비·충당금 감축 등 비용 절감 효과가 실적 증대에 주효했다. 1분기 판관비는 7543억원으로 전분기대비 3124억원 급감했고, 전년동기 대비해서도 181억원 줄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 전직지원제도를 통한 명예퇴직 비용이 900억원 가량 발생하고, 민영화 보로금도 800억원 가량 집행됐다"며 "통상 4분기에 판관비 집행이 집중돼 전분기대비 판관비가 크게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2015년부터 시작된 점포 효율화로 임차료나 감가상각비 등이 줄면서 전년동기 대비해서도 판관비를 크게 축소했다"고 부연했다.
충당금순전입액의 경우 793억원에 그치면서 전분기대비 839억원을 축소했다. 기업 여신 관리로 대기업 부실 여신 충당금을 크게 감축한 영향이다. 실제로 우리은행의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3월말 기준 0.79%(조선3사 제외), 명목연체율 0.45% 수준으로 글로벌 금융위히 이후 가장 안정적인 수준으로 내려왔다. 보통주자본비율은 10.7%를 달성해 오는 2019년에 적용될 예정인 바젤Ⅲ 최고 가이드라인 10.5%를 확보했다.
순이자마진은 전년말 대비 7bp 상승한 1.91%를 기록했다. 적정 수준의 누량대출 성장과 저수익자산 축소, 조달비용 절감 노력으로 마진을 회복했다는 설명이다. 이자이익은 전분기대비 116억달러 줄어든 1조2647억원에 그쳤다. 원화 대출금은 2.8% 성장한 193조4000억원을 기록했고, 예수부채도 2% 증가한 222조4000억원 수준이었다.
비이자이익이 크게 늘어난 점도 괄목할 만한 성과다. 1분기중 비이자이익은 전분기대비 3090억원 급증한 449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해서도 1844억원이나 불어난 수치다. 특히 신용카드 수수료수익이 전분기보다 35% 증가한 580억원, 신탁수수료가 161% 신장한 340억원을 기록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ELT와 펀드, 방카, 외환관련 실적이 개선되면서 수익창출 능력이 근본적으로 개선됐다"며 "올 상반기중에도 1조원 이상의 당기순익 실현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은행의 개별 기준 당기순이익은 6057억원이며, 우리카드는 293억원, 우리종합금융 42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난 2년간의 재무구조 개선 노력이 올해 들어 본격적인 실적 개선으로 나타나고 있고, 이광구 은행장이 민선 1기로 선임되면서 경영안정성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이러한 실적 개선 기조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민영화 원년인 올해 기업가치를 높이고, 주주친화적 배당정책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