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성장률 상향 배경, 반도체 수출 호조 따른 설비투자 증가"
한은 "성장률 상향 배경, 반도체 수출 호조 따른 설비투자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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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한국은행

보호무역·사드보복·대북불안 등 대내외 리스크 하방 압력

[서울파이낸스 이은선 기자]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1%p 상향한 배경에는 반도체수출 호조에 따른 설비투자 급증이 반영됐다. 특히 IT업종의 설비투자 실적이 예상 밖으로 크게 늘었다는 설명이다. 다만, 글로벌 보호무역주의나 사드 보복 조치 관련 리스크, 대북 불안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 우려 등 대내외 리스크는 향후 성장세의 하방 압력으로 지적됐다.

한은은 13일 수정경제전망을 내고 올해중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6%를 나타낼 것으로 관측했다. 이는 지난 1월 전망치(2.5%)대비 0.1%p 상향한 수치다. 상반기 성장률은 2.6%로 종전 전망보다 0.2%p나 높였고, 하반기 성장률은 0.1%p 올린 2.7% 수준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0.4%에서 0.5%로 소폭 상향된 데 따른 기저 효과에 더해 수출과 설비투자의 회복세가 반영된 결과다. 세계경제성장률 전제치를 1월 전망 당시보다 0.1%p 높인 3.4%로 설정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해 성장률이 상향조정된 데 따른 기술적인 효과와 함께 IT업종의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관련 대기업의 설비투자 실적이 상당히 늘었다"며 "앞으로 투자 계획 규모도 확대할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설비투자의 상향 폭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연간 2.3% 감소했던 설비투자는 올 상반기 중 9.5% 급증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반기에도 3.3% 가량 증가하면서 연간 6.3%의 성장세를 보일 것이란 기대다. 종전 전망치(2.5%)를 두배 이상 상회하는 수치다.

수출 전망치도 기존 연간 2.4% 수준의 성장에서, 3.3% 성장으로 크게 높여잡았다. 수입의 경우 2.3%에서 4.0% 성장으로 상향 폭이 더 컸다. 건설투자(4.5%)와 민간소비(2.0%)의 주요 내수 지표도 종전 대비 각각 0.2%p, 0.1%p 상향했다.

전체 성장률 기여도를 살펴보면 설비투자 기대에 힘입어 내수의 순성장기여도가 1.7%p 수준에서 2.0%p로 크게 높아졌다. 수출은 0.8%p 기여 전망에서 0.6%p로 다소 낮아졌다. 한은 관계자는 "상품 수출이 개선되겠으나, 서비스수출이 중국 무역제재조치의 영향 등으로 부진을 보이는 데 기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기존 1.8% 수준에서 1.9%로 높였다.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인플레이션율은 올해중 1.7%, 농산물·석유류를 제외한 경우 1.5% 수준으로 관측됐다.

경상수지 흑자규모의 경우 종전보가 60억달러 가량 축소된 연간 750억달러 수준으로 관측됐다. 상품수지는 흑자가 1070억달러 수준으로 전망됐고, 서비스 수지 적자폭은 300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란 관측이다.

올해 경제성장의 상방 리스크로는 글로벌 경기와 IT업황 개선세 강화에 따른 대외 수요 회복세 확대가 꼽혔다. 사드 갈등 완화로 중국 무역제한조치 영향이 축소되거나, 새 정부의 경기 활성화 대책이 나올 경우에도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반면, 사드 관련 갈등 심화로 중국 무역제한조치 영향이 확대될 경우 하방리스크로 작용하게 된다.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따른 세계교역 신장세 약화,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도 성장률 하방 리스크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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