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銀 영구채 금리인하 병행
[서울파이낸스 정초원 기자] 금융당국은 시중은행들이 대우조선해양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 분담 순서를 놓고 줄다리기 할 것에 대비해, '복보증(2차 보증)' 구조를 마련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의 자율적 채무재조정이 성공할 경우 채권단은 올해 4월 이후 수주하는 대우조선해양 신규 선박에 25억달러(약 2조8000억원) 규모의 보증을 설 예정이다.
이에 앞서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향후 대우조선해양 RG 발급 순서를 두고 시중은행간의 불필요한 논쟁을 없애기 위해 복보증 구조를 짰다. 대우조선해양이 신규 선박을 수주했을 때 주채권은행이자 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이 우선 보증서를 발급하고, 문제가 생기면 시중은행이 2차 보증을 통해 비용을 보상하는 방식이다.
특정 RG를 한 은행에서 모두 맡게 되면 그만큼 위험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이 리스크를 분산하자는 의도다. 시중은행들은 2차 보증을 통해 정해진 비율대로 KDB산업은행이 미리 입은 손해를 채워주게 된다.
현재 금융당국과 국책은행이 요구하는 시중은행의 RG 한도는 5억달러로, 이 한도가 다 차면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각각 6억달러, 14억달러 한도의 보증을 설 예정이다. 이 한도까지 채워지면 무역보험공사가 10억달러 한도의 보증을 선다.
KDB산업은행은 조만간 시중은행으로부터 이같은 내용을 전제로 채무재조정안 합의서를 받을 예정이다. 당초 KDB산업은행은 오는 7일을 합의서 제출 기한으로 정해뒀지만 시중은행별로 논의가 길어지면 합의가 지연될 수도 있다.
채무재조정안에는 시중은행들이 요구했던 수출입은행의 영구채 금리 인하도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출입은행이 무담보 채권 1조3000억원을 출자전환하는 대신, 1% 금리의 영구채를 매입한다는 내용이다. 당초 수출입은행은 금리 3%를 받기로 했었지만 시중은행들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주장을 펴며 금리 수준을 조정하기로 했다. 기존에 매입했던 영구채 금리도 1%로 하향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시중은행들이 이 합의서에 동의한다고 해도 대우조선해양 회사채 3900억원어치를 갖고 있는 국민연금이 이번 채무재조정안에 동의하지 않으면 이번 구조조정안은 원점으로 돌아간다. 국민연금은 지난 5일 투자위원회를 열고 대우조선해양 채무재조정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지만 결론은 내리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