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처리 방식·상장 심사규정 변경 논란…특혜 의혹 '재점화'
[서울파이낸스 김희정기자] 금융감독원이 분식회계와 상장 특혜 논란이 일었던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특별감리에 착수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30일 "전날 금융당국이 증권선물위원회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특별감리 하기로 결정했다"며 "내부 절차에 따라 계획을 세워 감리에 착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주로 해외 제약사로부터 위탁받은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하는 전문업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방위·석유화학 등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고 바이오·자동자 전장 등을 '미래 먹거리'로 보면서 주목받았다.
분식회계 의혹은 2011년 설립 이후 2014년까지 4년 연속 적자를 냈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이듬해 갑자기 1조9000억원의 순익을 내면서 시작됐다. 원래 종속회사였던 삼성바이오에피스가 2015년 관계회사로 변경되면서 회계처리 방식이 장부가액에서 공정시가액으로 변경됐고, 이 때 막대한 미래가치가 반영돼 엄청냔 규모의 흑자를 낸 것이다.
여기에 한국거래소가 지난 2015년 대형 성장 유망기업 요건을 도입해 적자기업이라도 미래 성장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상장이 가능하도록 상장심사 규정을 바꾸면서 특혜 논란이 더해졌다. 실제 이같은 상장 조건 방식의 혜택을 본 기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유일하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과 참여연대는 "수년간 적자였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을 위해 정부가 코스피 상장 요건을 변경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수첩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관련된 내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같은 주장은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러나 거래소 관계자는 "미래성장 가치를 평가해 시가총액을 산정하는 상장요건은 해외 주요 증권 거래소에서 이미 사용하고 있는 방식"이라며 상장 특혜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상장 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감리를 담당했던 한국공인회계사회도 회계처리에 문제가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금감원 역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몇 차례 제출됐던 삼성바이오로직스 감사보고서 감리 결과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입장이었지만, 또 특별감리에 착수함에 따라 의혹에 다시 불이 붙을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진웅섭 금감원장이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쏟아진 의원들의 질타에 떠밀려 특별감리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미 상장해 활발하게 매매가 이뤄지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면 금감원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특별감리에 착수한다는 소식에만 4.35% 급락했고 이후 낙폭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