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67%, 설비투자 확대…IT·유화·車 업종 위주
제조업 67%, 설비투자 확대…IT·유화·車 업종 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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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 보수 목적 '보수적' 투자 여전
투자여부 수출·내수 상황 주로 고려

▲ 자료=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금융위기 이후 최대폭으로 감소하면서 지난해 성장률을 깎아내렸던 설비투자가 올해는 회복세로 전환될 조짐이다. IT업종과 석유화학, 자동차 업종을 중심으로 과반수 이상의 제조업체들이 설비투자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다만, 설비투자의 목적이 신제품 출시나 선제 투자보다는 유지보수를 위한 투자가 여전히 보수적인 경향이 뚜렷했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3월 지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271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설비투자 계획을 조사한 결과 66.7%가 올해 설비투자를 늘리겠다고 응답했다. 5% 이상 증가를 계획한 업체가 33.9%로 지난해 실적치(23.7%)에 비해 크게 늘었다. 5% 이상 줄이겠다고 응답한 업체는 16.3%에 그쳐 지난해(25.9%)에 큰 폭 감소됐다.

업종 별로는 수출 회복세에 들어간 IT와 석유화학·정제업종, 자동차 업종의 투자 확대 비중이 높았다. 석유화학업종의 경우 올해 5% 이상 투자를 늘리겠다고 계획한 업체 비중이 55.6%에 달해 지난해보다 18%p 이상 급등했다.

전체 제조업 설비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육박하는 IT업종의 경우에도 올해 5% 이상 투자를 늘리겠다고 계획한 업체 비중이 41.9%에 달했다. 지난해 실적치에 비해 6%p 가량 증가한 숫자다.

자동차 업종의 경우에는 올해 투자를 0~5% 수준으로 늘리겠다고 응답한 업체 비중이 42.2%로 지난해(37.8%)보다 크게 높아 증가폭은 완만할 것으로 관측됐다.

다만, 설비투자의 목적은 보수적인 측면이 강했다. 설비투자 목적(복수응답) 중 유지보수가 65.7%에 달해 가장 많았고, 기존설비 효율화도 64.1% 수준이었다. 신제품 생산은 55.8%, 선제적 투자는 24.3%로 비교적 적은 비중에 그쳤다. 이외에도 수출 확대와 내수 확대 목적이 각각 33.1%, 32%였다.

설비투자를 줄이겠다고 계획한 33.3% 제조업체의 목적을 보면 국내외 경제의 불확실성(76.7%)을 가장 크게 우려했고, 내수 부진(62.2%), 수출부진(31.1%) 등을 주로 고려했다. 특히 설비투자 감소를 계획한 응답 업체의 47.7%는 당분간 설비투자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봤다.

설비투자를 결정하는 요인으로는 수출과 내수의 상황 및 전망이 각각 65% 수준의 높은 비중을 나타냈다. 내수 비중이 높은 중소기업의 경우 내수 여건과 국내 경제 불확실성 영향력이 컸다.

설비투자를 결정할 때 중요하게 고려하는 자금 상황을 보면 내부자금 사정이 외부 차입금 가용성이나 차입 금리에 비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의 위험회피, 보수적 투자 태도가 반영된 결과다. 설비투자 자금의 재원 역시 내부자금이 70.1%로 가장 많았고, 금융기관 대출은 23.4%, 회사채나 주식은 3.8% 수준에 그쳤다. 유보자금이 많은 대기업(72.1%)이 중소기업(67.7%)보다 내부자금을 이용하는 비율이 더 높았다.

한은 관계자는 "제조업체들은 향후 설비투자 확대를 위한 정책과제로 경기부양 정책과 투자세액공제 등 세제지원 강화를 꼽은 응답 비중이 가장 높았다"며 "정책자금 확대와 수출지원 정책, 각종 규제 완화 등도 중요하다는 응답이 나왔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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