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금리인상 기정사실된 美 FOMC…관전 포인트는?
[이슈분석] 금리인상 기정사실된 美 FOMC…관전 포인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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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희정기자] '탄핵열차'를 무사히 떠나보낸 국내 주식시장 앞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다리고 있다. FOMC의 기준금리 인상이 이미 기정사실화 된 상황에서 시장의 관심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 17명의 금리 예상치를 내다 볼 수 있는 점도표(DOT PLOT) 변화에 쏠린다.

금융투자업계는 연준이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한다 하더라도 국내 시장에 미칠 파급력은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의원들이 지난해 제시했던 올해 3차례 금리인상 스탠스도 유지될 전망이다. 다만 종전 6월 금리인상을 고수하는 시각도 상존해 변수는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3월 FOMC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90% =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다수 전문가들은 올해 첫 번째 FOMC 회의에서 현재 0.50~0.75%인 기준금리를 0.75~1.00%로 0.25%bp(베이시스포인트·0.01%p) 올릴 것을 확정적으로 보고 있다.

최근 비교적 중립적인 성향을 가진 연준 의원들은 물론, 대표적인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로 거론되는 의원마저 '매파(통화 긴축 선호)' 기조로 전환했다는 점에서 3월 금리인상에 점점 무게가 실렸다.

여기에 지난주 말 발표된 미국의 2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이 23만5000명으로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고 실업률도 지난 1월 4.8%에서 4.7%로 낮아졌다. 고용지표(ADP)의 민간 고용 호조에 이어 비농업부문 고용까지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블룸버그 추산 기준 이달 FOMC에서의 기준금리 인상 확률은 100%를 나타내고 있다.

보통 미국 금리인상은 신흥국으로 흘러나온 글로벌 자금이 선진국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일 수 있어 국내를 비롯한 신흥국 시장에 악재로 여겨진다. 그러나 이번 금리인상은 국내 증시에 좀 더 유리한 환경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미 기대치가 충분히 반영된 3월 금리인상은 펀더멘탈(기초체력) 회복에 대한 확신을 더해주는 이벤트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현 삼성증권 연구원도 "미국의 금리인상 사이클 진입은 곧, 글로벌 경기 및 물가 회복 국면으로의 진입과 동의어로 봐야 한다"고 했다.

금리인상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 불확실성 보다 경기 및 인플레이션에 대한 확신을 바탕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코스피 추가 상승 전환의 트리거가 될 수도 있단 분석이다. 국내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탈 조짐이 관찰되지 않는다는 점도 긍정적이란 해석이 나온다.

다만 일부에서는 여전히 연준의 금리동결 가능성이 제시된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발표된 미국 비농업부문 고용이 3월 금리인상 기정사실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면서도 "장기적인 경제 상황에 대비해 통화정책을 수립하는 연준이 한 달의 경제지표만으로 통화정책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호조세를 보이는 미국의 물가지표가 향후 이어질 가능성도 낮다"고 했다.

◇더 주목받는 점도표와 옐런의 '입'= 문제는 연준의 기준금리 점도표 변화 여부다. 지난해 12월 FOMC에서 연준은 올해 기준금리에 대한 점도표 중간값을 1.375%로 올려 잡았다. 이번 회의에서 1.625%로 추가 상향 조정될 경우 올해 기준 금리인상 횟수는 기존 3회에서 4회로 바뀌게 된다.

점도표가 더욱 빠른 속도로 금리인상 페달을 밟는다면 국내 증시에 단기적인 충격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내 주식 투자자들의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의 정책 윤곽도 아직 뚜렷하지 않은데다, 현재의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될지 여부도 불확실한 상황에서 통화정책을 재설정하기에는 시기적으로 이른감이 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구혜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이후 국제 유가의 기저효과 약화로 소비자물가 상승 속도가 둔화될 가능성이 높고 트럼프 정부의 재정 정책이 예상보다 빠르게 현실화 되지 않고 있다"며 "이어 치뤄질 네덜란드 총선, 4월 프랑스 대선으로 유럽의 정치 불확실성이 확대될 위험도 높아 점도표가 상향되도 소폭에 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점도표 상향조정시 예상되는 급격한 달러화 강세가 미국의 경기확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FOMC내에서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FOMC의 기준금리 조정 발표에 이어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 내용 등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옐런 의장은 최근 연설에서 자신이 강조했던 사안들을 재차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금리를 올리더라도 인상 속도는 '점진적'이며 몇 차례 금리인상이 단행됐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는 것.

트럼프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 정책에 대한 옐런 의장의 견해도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임기간 동안 경제성장률 4% 달성을 공언하고 있는 반면 연준은 1.8% 성장을 적정선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는 친(親)기업정책으로 미국 경제의 고속 성장을 추구하는 트럼프 정부의 정책 기조와, 빠른 경제성장으로 화폐가치가 하락해 물가가 전반적으로 계속 상승하는 과도한 인플레를 우려하는 연준의 '불협화음'이 나타나는 대목이다. 결국 수면아래 있던 두 사람의 갈등이 이번 FOMC에서 다시 불붙을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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