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가계대출, 2월에도 2.9조↑…2015년 2월 이후 최대 폭
은행 가계대출, 2월에도 2.9조↑…2015년 2월 이후 최대 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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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금자리론·기타대출 증가…같은 달 기준 역대 두번째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올 1월 들어 잦아드는듯 했던 은행 가계대출 증가세가 2월 들어 다시 확대됐다. 역대 2월중 두번째로 높은 증가폭을 기록해 당국의 가계부채 대책을 무색하게 한 것이다. 향후 금리 상승을 우려한 대출 당겨받기 수요가 금리가 낮은 보금자리론 대출로 흘러갔다. 신용대출 등의 기타대출도 평년보다 크게 늘었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2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10조9000억원으로 전월대비 2조9209억원 증가했다. 이는 3조7000억원 증가했던 지난 2015년 2월 이후, 동월 기준 두번째로 높은 증가폭이다. 2조8664억원 증가했던 지난해 2월에 비해 다소 많은 수치다.

은행의 가계대출은 지난해 11월중 8조8000억원 급증해 역대 두번째 증가폭을 기록한 이후 급증 추세가 점차 둔화돼왔다. 지난해 11월에는 미국 금리 인상과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시장 금리가 급등하면서 금리 상승을 우려한 대출 선수요가 가중됐지만, 이후에는 금리 상승과 가계부채 대책 영향이 맞물리면서 12월 3조5000억원, 올 1월 1000억원 증가에 그쳤다.

2월 가계대출 증가폭이 지난해 수준을 유지한 것은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보금자리론 수요가 늘어난데 더해 기타대출이 증가로 돌아선 탓이다. 주택담보대출은 2월중 2조1000억원 증가해 1월(+1000억원) 대비 증가세가 확대됐다.

가계대출 급증 시기였던 2015년~2016년 2월 평균 3조4000억원에 비해서는 증가폭이 축소됐지만, 여전히 2010년~2014년 2월의 평균치(1조1000억원)보다는 두배 가량 많은 규모다.

특히 2월 주택담보대출은 금리가 낮은 보금자리론 취급이 증대됐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2월중 u-보금자리론 금리는 2.8~3.05% 수준으로 1월중 은행 주택담보대출금리 수준(3.16%)보다 크게 낮았다.

기타대출도 2월중 8000억원 늘면서 전월대비 증가 전환했다. 지난해 2월(+3000억원)이나, 2015년 2월(-6000억원)에 비해 증가폭이 커진 것이다. 기타대출에는 일반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대출, 상업용부동산담보대출, 예적금 및 주식담보대출 등이 포함된다.

박용진 한은 금융시장국 차장은 "1월 설 연휴에 결제된 카드 대금을 납부하기 위한 대출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모니터링됐다"고 설명했다. 올해에는 설 연휴가 1월로 앞당겨져 카드대금 납부 수요가 2월중 반영되면서 전년보다 기타대출 증가폭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은행 기업대출의 경우 2월말 기준 758조3000억원으로 전월대비 4조4000억원 증가했다. 전월(+9조원)대비 증가폭이 크게 축소된 것이다. 기업 대출은 통상 연말 부채비율 관리를 위해 크게 줄었다가 1월 재취급 되면서 계절적인 증감을 겪는다. 이에 2월중 대기업 대출이 9000억원 증가에 그쳤고, 중소기업도 전월보다는 7000억원 가량 축소된 3조5000억원 증가에 그쳤다. 다만, 개인사업자 대출의 경우에는 2월중 1조7000억원 늘면서 전월보다 오히려 4000억원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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