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현대카드

[서울파이낸스 박윤호기자] "현대카드 디자이너가 세계 최초로 카드 포맷을 세로로 만들었다. 발상은 간단하지만 몇십 년 동안 사용된 공통의 포맷을 바꾸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는 최근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세로형 플레이트 형태의 신용카드를 선보이면서 본인의 SNS(Social Networking Service)에 남긴 말이다.

이처럼 정태영 부회장은 다른 카드사와는 달리 기존의 틀을 혁신적으로 바꾼 '역발상'으로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먼저 정 부회장은 최근 카드 디자인에 대대적인 변화를 가했다. 긁지 않고 꼽는 IC(집적회로) 결제 방식에 따라 기존 가로형 플레이트 디자인을 전면 세로형 플레이트(Full Vertical Shape)로 변경했기 때문이다.

그는 디자인 변경에 대해서 그동안 TV나 극장 스크린, PC 모니터 등 아날로그 초기 디지털 시대의 디스플레이 기기들이 모바일 기반의 발전으로 스마트폰 등 손안에서 쓰기 좋은 형태로 바꿔 이에 착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카드 공간 역시 재구성됐다. 일반적인 카드 디자인은 카드 앞면에 카드번호나 글로벌 제휴 브랜드 로고가 새겨진 반면, 세로형 카드는 카드 정보 등이 뒷면에 배치된다. 대신 앞면에는 카드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로고나 캐릭터 등을 표현하는 공간으로 구성해 제작했다.

사실 정 부회장의 이색적인 역발상 행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카드사 최초로 해외 유명 뮤지션을 초청하는 슈퍼콘서트를 열어 현재 총 21회 유치했으며, 뮤직·트래블·디자인 라이브러리 등을 오픈해 각 공간에 특성에 맞는 아날로그 감성을 회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증강현실과 위치기반을 적용한 모바일 게임 '포켓몬고'를 패러디한 개임 앱(APP) '조커(JOKER)'를 내놔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 게임은 한 방향적인 카드사의 마케팅 제공을 넘어 회원이 즐기면서도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정 부회장의 이와 같은 역발상 행보는 실적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그가 CEO를 맡은 2003년 현대카드는 6000억원 수준의 적자를 기록했고 회원 수도 다른 카드사와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그는 다음 해 당시 카드사로는 이색적으로 수백억원의 자금을 마케팅 비용으로 쓰는 강단을 보였고, 이런 노력은 매년 약 2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는 카드사로 현대카드를 탈바꿈시켰다.

일각에서는 이런 그의 성과가 임기가 없는 '오너'이기에 가능한 것이라는 폄하하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그의 승부사적 감각을 아는 사람은 그이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반박한다. 그의 역발상 경영이 시장에서 이른바 '먹히기 때문에' 얻은 성과라는 것이다.

지금 카드업계의 미래는 밝지 않다. 저성장, 저수익 등 악재가 산재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 부회장의 역발상 경영이 향후 어떤 성과를 끌어낼 수 있을지 행보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