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인사이드] Buy Korea '주춤'…Bye Korea 징후 or 三電 착시?
[마켓 인사이드] Buy Korea '주춤'…Bye Korea 징후 or 三電 착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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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희정기자] 11개월 연속 지속됐던 외국인 투자자들의 '사자' 행진이 이달 들어 주춤하다. 국내 증시의 큰 손인 외국인들의 투자심리가 얼어 붙을 기미를 보이자 일각에서는 '바이 코리아(bye Korea)'를 준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들은 이달 1일부터 지난 15일까지 4899억원 어치 국내 주식을 시장에 팔아 치웠다. 지난해 월평균 9027억원 순매수 기조를 보였고, 지난달엔 약 1조6738억원 어치 주식을 쓸어담았던 외국인들의 매수 강도가 현저히 둔화된 것이다.

최근 들어 글로벌 증시, 특히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이후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뉴욕증시와 국내 증시간 디커플링(decoupling, 탈동조화) 현상도 뚜렷하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달러 강세 분위기에서 국내 시장의 매력도가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앞서 BNK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오는 3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2분기 유럽 주요국 선거, 4월 미국 재무부 환율보고서 등이 환율과 금리 변동성을 높이고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국 경기 모멘텀 상승에도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외국인의 수급에 대한 기대감을 낮춰야 한다하는 관측도 속속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최근 외국인들의 매도세를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로 인해 나타난 '착시효과'로 보고 있다.

외국인들은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기간을 이용해 대규모 차익실현에 나서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가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다보니 이런 패턴이 시장 전체를 순매도 하는 것 처럼 비춰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2000년 이후 올해 자사주 매입을 선언한 1월25일까지 총 16차례 자사주 매입을 시도했고 결과적으로 이 기간 동안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됐던 것은 네 번에 그쳤다.

이현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컨데 지난 16일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1626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며 "이날 외국인들은 삼성전자를 3만주 넘게 매수했고 삼성전자를 1주당 200만원으로 러프하게 계산하면 총 600억원 어치가 삼성전자의 몫이 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반대로 외국인들이 삼성전자를 6~7만주 씩 판 경우도 있다"며 "5만주만 팔아도 1000억원이 순매도로 잡힌다. 외국인 매수세에서 이 부분을 떼고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구소비재·의류, 생활용품, 의료, 음식료 등 삼성전자를 제외한 다른 종목에 매수세가 들어오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수 기조 자체는 변한 것이 없다"고도 강조했다.

큰 틀에서 외국인 자금 유입과 시장의 상승 추세는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예은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그간 지수 상승을 이끌었던 반도체 섹터에 대한 조정이 완화되면 외국인들이 다시 순매수할 수 있는 국면에 접어 든다"고 진단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오는 3월 트럼프의 대선 공약들이 모두 실현돼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글로벌 경제는 더 강한 상승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며 "현재 코스피가 수급상 문제가 있는 게 사실이지만 글로벌 시장이나 펜더멘털 자체가 좋기 때문에 3월 중순 이후로는 박스권 탈피도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그렇다면 국내 투자자들은 당분간 주식시장에서 무엇을 담아야 할까. 전문가들은 최근 이익 전망치가 상향되고 있는 업종을 매수할 것을 권고했다. 임혜윤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1월 중순 이후 외국인 매수세는 철강, IT가전, 은행 등에 집중되고 있다"며 "외국인 매수 강도가 상대적으로 약했던 업종 중 이익 전망치가 상향되고 있는 증권, 에너지, IT하드웨어 등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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