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영업수익 절반 IB 차지…"준비 끝났다. 2017년은 시작하는 해"

   
▲ (사진 = KTB투자증권)

[서울파이낸스 차민영기자] "5조원 이상 증권사와 경쟁해 선점하는 건 불가능하다. 틈새시장을 공략해 KTB만의 특화 시장을 만들겠다."

작년 7월 KTB투자증권 주주총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석종 사장(사진)이 밝힌 취임일성(就任一聲)이다. 통합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 등 자기자본 5조원대 초대형 IB(투자은행) 공룡들 가운데 중소형 증권사로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전략'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 국내 증권업계가 변화의 소용돌이에 직면한 가운데 KTB투자증권의 수장을 맡은 그의 각오는 남달랐다.

최석종 사장은 바로 전 직장인 교보증권에서 IB(기업금융) 전문가로 크고 작은 IB 딜을 성사시키며 업계 이름을 날리던 인물. 최 사장을 영입한 인물은 지난 7월 당시 함께 신규 선임된 이병철 부회장으로 알려져 있다. 이 부회장 본인도 부동산금융 전문가로 자산유동화·구조화상품 등에 특화됐다. 권성문 KTB금융그룹 회장이 그리는 큰 그림을 대략 짐작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최 사장은 IB 전문가답게 IB 특화 증권사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그는 취임사에서 "해외 신재생에너지든 항공기 파이낸스든 상대적으로 (대형사의) 관심이 덜한 분야의 시장에 도전해 KTB투자증권의 강점이 있는 시장을 개척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KTB투자증권은 지난 6개여월간 대체투자부문을 크게 확대했다. 항공기 금융에선 총 1억7200만달러 규모의 딜을 성사시켰다. 해외 신재생에너지와 해외 부동산 등 다양한 대체투자시장에서 그룹 전체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보였다. 특히 유럽지역의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 바이오매스 프로젝트 등 기존 딜 수익을 통해 IB 부문의 신규 수수료 수익을 15% 가량 늘렸다.

전반적인 실적 개선세도 뚜렷하다. KTB투자증권은 2016년 전사 순영업수익 중 IB 수수료 수익 비중이 절반(48%)에 가깝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3분기 말 누적 기준 순영업수익은 797억원이었는데, 이 중 IB부문이 차지한 비중은 353억, 즉 44.3%였다. 회사 관계자는 "대체투자 부문의 신규 수익과 기존에 강점이 있었던 부동산 구조화 금융의 호조가 맞물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KTB투자증권은 앞으로도 IB 업무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올해 IB부문 인력을 현재 91명에서 약 20% 늘릴 예정이다. 해외은행 예금 유동화 ABCP(자산담보부기업어음) 투자, 지자체 특례사업, 부동산 관련 NPL(금융회사의 부실채권) 투자 등 신규 시장 진출을 통해 고객기반도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최 사장은 지난 13일 보유하고 있던 회사 지분 1만주(0.01%) 전량을 처분하는 강수도 뒀다. 현재 KTB투자증권은 금융당국으로부터 IB 신규 라이센스 취득을 준비 중인데, 대주주적격성 심사 등에서 사장의 보유주식이 없으면 심사절차가 간편해지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특화 전문 증권사로서도 입지를 다져갈 계획이다. KTB투자증권은 작년 7월 크라우드펀딩 중개가 가능한 온라인소액투자중개업자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게다가 KB증권이 합병으로 중기특화 전문 증권사 자격이 박탈되면서 후순위였던 KTB투자증권에게 공이 넘어온 상태다.

"2017년은 지난 6개월여간 진행했던 준비과정을 마무리하고 'NEW KTB금융그룹 중장기 성장의 기틀마련'이라는 목표를 향해 본격적으로 전진하는 한 해가 됐으면 합니다." 최 사장은 1월 신년사에서 지난 6개월을 '준비과정'에 비유했다. KTB투자증권의 올해 행보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