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언신탁 세제혜택…로펌·병원에도 신탁업 허용

[서울파이낸스 정초원기자] 정부가 고령화 시대에 따른 새로운 신탁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신탁업을 종합재산관리 서비스로 키운다. 또 집주인의 동의를 얻지 않아도 전세금 보장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다.

◇신탁업법 제정…수탁재산 범위 확대

   
▲ 표=금융위

금융위원회는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런 내용을 담은 '2017년 금융개혁 5대 중점 추진과제'를 발표했다.

김용범 금융위 사무처장은 이날 "우리나라의 경우 신탁업이 금융투자업을 다루는 자본시장법으로 규율돼 본래의 유용성이 충분히 발휘되지 못하는 측면이 있었다"며 "신탁산업이 은행, 증권사 등 겸영신탁업자의 단순 운용형 금전신탁으로 편중되고, 종합재산관리 서비스로서 역할이 미약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특정금전신탁 규모는 총 263조원(퇴직연금 제외)에 달하지만, 단순 운용형인 MMT, 정기예금형이 거의 절반(44%)을 차지하는 상황이다. 종합재산신탁의 계약건수는 20건에 불과해, 유언, 상속·증여 등 장기 자산관리형이나 장애인신탁 등 복지형으로의 활용이 저조하다.

이에 금융위는 신탁이 유연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신탁업법을 제정하기로 했다. 신탁의 특성에 맞춰 진입 규제를 합리적으로 재정비하고, 수탁재산 범위를  자산에 결합된 부채, 영업(사업), 담보권, 보험금청구권 등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생전신탁과 유언신탁, 유동화신탁 등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는 서비스가 활발해질 것으로 금융위는 내다봤다. 생전신탁은 위탁자 생전까지는 위탁자를 위해, 위탁자 사후에는 배우자·자녀 등 지정된 자를 위해 자산을 운용하고 수익을 배분한다. 또 유언신탁은 재산 관리 능력이 부족한 자녀를 위해 보험금을 장기간 관리·배분해준다.

이와 함께 신탁 수요자의 편의성은 높이되 신탁업자에게는 보다 강한 책임을 요구하기로 했다. 장기 재산관리신탁에 대해서는 광고 규제를 완화하고, 위탁자 보호를 전제로 비대면 계약·지시도 제한적 허용할 계획이다. 신탁 이용의 접근성과 편의성은 높이고, 인터넷전문은행 등 새로운 비대면 신탁업자의 서비스 공급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다.

맞춤형 개별 서비스라는 신탁 특성을 감안해 수요자 보호를 위한 설명, 보고의무 등 각종 장치는 강화하기로 했다.

◇임차인 동의 없어도 전세금 보장보험 가입

   
▲ 표=금융위

앞으로는 임대인의 동의 없이도 임차인이 전세금 보장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된다. 전세금 보장보험은 임차인이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할 때 전세금을 보장해주는 상품으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금 반환보증과 유사하지만, 보장보험의 경우 보장 대상의 전세금 규모를 제한하지 않는다는 점이 다르다.

기존에는 임대인으로부터 개인정보 활용 동의를 받아야만 이 보험에 가입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자유롭게 가입할 수 있다. 보증요율도 0.192%에서 0.153%로 하향 조정된다.

일상생활과 밀착된 간단한 단종보험의 경우 더 쉽게 가입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추진된다. 단종보험은 재화, 용역 판매에 밀접하게 연계된 보험상품을 통칭하는 것으로, 보장내용이 비교적 단순하고 1회성 상품이 다수를 이룬다.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특성도 있다.

금융위는 여행객이 항공권을 예매하면서 여행자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항공사가 여행자보험을 판매하는 것을 허용하기로 했다. 1회성 소액 보험이라는 특성에 맞게 가입서류 등 설명의무를 간소화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여행보험의 출력서류는 기존 26장에서 5~8장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자율주행 자동차 시대에 대비해 자동차보험제도를 손본다. 올 2분기에는 관련 보험이 없는 전기자전거, 세그웨이 등 개인형 이동수단과 전기자동차에 대한 보험상품이 나오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원수보험료(보험계약자로부터 수령한 보험료) 기준인 경영공시 기준은 보유보험료 기준으로 바꾼다. 보유보험료는 원수보험료에서 재보험사에 지급된 보험료를 제외한 나머지다. 뿐만 아니라 원수보험을 일정 수준 보유하도록 하는 등 손해보험사가 요율 산출능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재보험 관련 규제를 마련한다.

아울러 보험사의 부동산, 외화자산, 파생상품거래 투자 한도를 전면 폐지하기 위해 1분기 중으로 관련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