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집안 단속부터 하라
은행 집안 단속부터 하라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3.06.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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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SK글로벌 처리 방안을 놓고 채권은행, SK그룹 및 노동조합, 최대 주주인 소버린 자산운용 등 이해 관계자간 얽히고 설킨 힘겨루기가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이해 당자사간 대립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문제는 채권은행간 원활한 의사 소통이 단절되면서 은행이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는 것이다.

채권은행들이 SK그룹측에 대화의 여지만 계속 남겨 놓은 채 매끄럽지 못한 일 처리로 부실 덩어리를 빨리 털어내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참여연대에서 공개한 SK글로벌 정상화 양해각서도 채권은행간 의사 소통의 난맥상을 여실히 보여 준다.

채권은행 한 고위 관계자는 “주채권은행과 SK그룹간 채무 조정 논의 결과를 양측의 협약 체결 후 통보 받고 있어 사전에 진척 상황을 전혀 알 수가 없다”며 “채권은행간 원활한 의사 소통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렇게 채권은행들은 의사 소통이 단절되면서 SK글로벌 상장 폐지, 최태원 회장의 계열사 지분 처분 문제 등에 대한 일괄된 입장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 SK그룹에 대한 ‘압박 카드’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출자 전환 규모 등이 확정된 이상 채권은행간 일관된 의견을 이끌어 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다행히 채권은행과 SK그룹간 출자 전환 규모 등이 급진전 되더라도 SK글로벌 상장 폐지 등은 채무 조정 논의에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다. 최악의 경우 이달 18일까지인 채무 동결 기한을 넘길 가능성도 배제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당연히 대손충당금 적립에 따른 이익 하락 우려가 장기화되면서 은행 경영 정상화도 그 만큼 연기될 것이다. 은행권의 올해 당기순이익은 SK글로벌 처리의 향방에 따라 큰 폭으로 변할 수 있다.

당장 2분기에만도 대손충당금 비율 상향으로 대부분의 은행이 적자를 낼 가능성이 높다. 은행 한 관계자는 “과거처럼 단기적인 피해를 우려해 SK글로벌의 청산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는 것 같다”면서도 “채권은행간 업무 처리는 과거와 별로 달라 진 게 없는 거 같다”고 지적했다.

이미 SK글로벌 처리 문제는 개별 은행의 문제가 아닌 금융시장 안정과도 직결되고 있다. 채권은행들이 SK그룹 및 노동 조합 등 이해 당사들의 대응에만 관심을 둘게 아니라 내부적으로 일관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지 집안 단속을 해야 할 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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