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 우리은행號 초대 선장, 이광구 연임 '무게'…변수는?
'민영' 우리은행號 초대 선장, 이광구 연임 '무게'…변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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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오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우리은행 사외이사 기자간담회에서 노성태 이사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검증된 내부출신' 확실한데…이동건 등 그룹장 3인도 후보군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과점주주 추천 인사로 구성된 우리은행 사외이사진이 차기 행장 선임 작업에 돌입했다. 최근 5년 내 우리은행·금융지주·계열사에 재직한 임원급 이상을 대상으로 공모를 실시한다. 재직 당시 업적과 검증된 경영능력을 주요 평가 기준으로 제시한 만큼 이광구 우리은행장의 연임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노성태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은 4일 우리은행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노 의장과 박상용·신상훈·장동우·전지평 등 5인의 사외이사로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발표했다. 임추위원장은 과점주주 중 가장 많은 6%의 지분을 투자한 IMM PEF 추천 사외이사인 장동우 이사가 맡았다.

후보 자격은 전현직 내부 인사로 한정했다. 외부 공모를 배제하고, 최근 5년 간 우리은행 전현직 부행장과 우리금융지주 부사장급 이상 임원, 우리은행 계열사 대표이사로 제한을 뒀다. 자격 요건을 충족하는 인사는 40여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노 의장은 "민영화 이후의 자율경영체제에서 조직 안정화를 이루고 기업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내부 사정에 정통한 전현직 임원이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임추위는 이날 1차 회의를 통해 차기 행장 선임의 평가 기준을 △우리은행· 우리금융지주·계열회사 재직 당시의 주요한 업적 △우리은행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미래 비전 △우리은행 조직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리더십 △시장과 투자자들로부터 확실한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검증된 경영능력 등으로 설정했다.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민영화 성사의 업적을 남긴 이광구 우리은행장의 연임이다. 지난해 3분기 만에 순이익 1조를 달성하는 한편, 건전성을 크게 높이고 주가를 끌어올려 민영화 달성을 이끌었다. 최근 재임했던 경영진 중 활약이 가장 두드러질 수밖에 없다. 2014년 12월 취임 당시 스스로 임기를 2년으로 제한해 재임 기간이 짧았던 점도 감안될 수 있다.

현 경영 실적에 일조한 이동건 영업지원 그룹장과 남기명 개인고객본부 그룹장, 손태승 글로벌 그룹장도 후보군으로 꼽힌다. 특히 이동건 그룹장의 경우 이 행장의 부행장 재직 당시부터 수석부행장을 맡아온 데다 이 행장 선임 당시에도 유력한 경쟁자로 꼽힌 만큼 존재감이 부각된다. 우리금융지주 부사장으로 민영화 작업을 전담하다 지난해 퇴임한 김승규 전 부사장도 재차 물망에 오르고 있다.

변수는 사외이사진의 조직 혁신 의지. 이날 박상용 이사는 "우리은행이 그동안 외풍에 많이 시달렸고, 한일·상업은행 출신 간의 갈등으로 생긴 부정적인 기업문화들이 있을 것"이라며 "새로 선임할 행장도 영업력이 뛰어나고 추진력이 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십여년 간 쌓인 부정적인 기업 문화를 어떻게 깨끗하게 정리할 수 있는지에 대한 혜안도 있고 조직의 관리능력도 있는 분들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 행장은 통상 한일·상업은행 출신이 교차로 선임되는 관행을 깨고 전임 이순우 행장에 이어 상업은행 출신 행장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은행 내부에서 이번 행장 선임과 관련해 한일은행 출신 선임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 중 하나다.

일단 임추위는 이 행장과 다른 후보군을 공정하게 평가하겠다며 여지를 남겨둔 상태다. 노 의장은 이광구 행장의 경영실적 평가를 묻는 질문에 "이 행장에 대해 많은 평가가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다른 후보자들과의 형평성 문제를 감안해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 인사 관련 정부 외풍 우려에 대해서도 "은행장 추천 문제는 정부 당국이 완전히 민간 주주를 대표하는 사외이사들에게 맡겼다"며 "정부와 대립하는 일이 없을 것으로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일단 이광구 우리은행장의 연임 가능성이 가장 높은 상황이지만, 금융권 첫 과점주주 경영체제를 이끄는 임추위로서는 대내외에서 인정할 만한 공정한 인사시스템 마련에 중점을 둘 수밖에 없다"며 "기회의 공정성과 합리적 평가기준 수립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임추위는 오는 11일 정오까지 차기 행장 후보들의 지원서를 받은 뒤 서류심사와 평판조회, 후보자 인터뷰 절차를 통해 행장을 최종 선임할 방침이다. 행장 선임을 공식 처리할 우리은행의 정기 주주총회는 3월 23일 개최되며, 미국 증시 상장 규정에 따라 3월 3일까지는 최종 후보자를 확정해야 한다. 이에 늦어도 다음달 말까지는 차기 행장 인선이 완료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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