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석 달간 주가 24% '뚝'…강달러·고유가 영향
대한항공, 석 달간 주가 24% '뚝'…강달러·고유가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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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기자] 대한항공이 최근 여러 위기 요인이 겹치면서 추락한 모습이다. 지난해 여객 수송 호조와 유류비 절감 등으로 영업이익이 호조를 보였지만, 환율 급등과 유가 상승, 자회사 한진해운 악재 등 3중고가 대한항공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요인으로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란 비관적 전망이 나오면서 반등은 좀처럼 쉽지 않을 전망이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대한항공은 전장 대비 350원(1.31%) 상승 2만7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나흘 연속 하락 뒤 반등이지만, 지난달 초 3만원 선이 붕괴된 이후 급격한 내리막을 타고 있다. 지난 한 달간 23일 거래일 중 상승 마감한 날은 9일에 불과하다.

▲ 최근 3개월간 24% 급락한 대한항공의 주가(표=네이버 증권 캡쳐)

대한항공은 지난해 3분기 말 무렵까지도 사상 최대 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주효하면서 주가가 높이 날았다. 7월 중순 2만원 중반 선에 머물렀던 주가는 두 달 만에 장중 3만5000원대를 넘나들며 상승 곡선을 그렸다.

하지만 이후 최근 세 달 사이 크게 고꾸라졌다. 지난 9월28일엔 종가 기준 3만5650원으로 52주 최고가를 경신한 이후 꾸준히 우하향으로 흐르더니 석 달 만에 24% 가량 급락했다. 이 기간 시가총액도 6227억8200만원 떨어져나가 1조9739억원까지 주저앉았다. 기관 투자자들은 3개월간 대한항공의 주식 280억원 이상을 순매도하며 주가 하락을 주도했다.

대한항공이 주춤한 것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지속된 달러 강세가 주 요인으로 분석된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1203.50원으로, 지난 9일 트럼프 당선 당시(1149.50원)보다 약 4.7% 오른 상태다.

강달러는 대한항공에게 악재다. 유류비와 보험료, 항공기 임대료 등을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의 경우 연평균 환율이 10원 오르면 약 200억원의 비용부담이, 연말환율 10원 상승 시 약 840억원의 외화환산손실이 일어난다.

송재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화 약세(달러 강세)가 장기화되면 실질적인 해외여행 비용이 증가하게 되면서 여행수요 악화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합의 이후 제트유가가 급상승한 것도 대한항공의 비용 부담 확대로 이어졌다.

대한항공은 연평균 제트유가 1달러 상승 시 300억원 가량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2월 인도분 가격은 배럴당 53.72달러까지 올랐다. 40달러 선이었던 지난해에 비해 큰 폭으로 오른 수준이다.

이와 함께 부진했던 구조조정 성과와 자회사인 한진해운 관련 이슈도 대한항공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송재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달러 강세와 함께 배럴당 65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이는 제트유 상승에 따른 운항원가 증가로 올해 실적 우려가 커졌다"며 "이와 함께 시중금리가 상승하면서 차입금 상환 부담도 커지고 있고, 신용등급 하락(BBB)으로 향후 자금 조달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내년 전체 여객수송 증가세는 이어지겠지만, 중국의 한류금지 조치로 중국선은 부진한 흐름이 예상된다"면서 "항공화물 부문도 아직 회복이 더딘상황으로 약세 요인으로 작용될 전망"이라며 "목표주가를 3만4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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