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환율 종가 1207.7원…연초 급등 재현 여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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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12월 금리 인상 반복+트럼프 우려 상승세 키워
"强달러 선반영 충분해…연초에는 '조정' 경계해야"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원·달러 환율이 올해 마지막으로 개장한 서울외환시장에서 1207.7원에 최종 마감했다. 지난해 종가보다 35원 가량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와 올해 모두 12월의 미 정책금리 인상이라는 주요 모멘텀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내년 초 원·달러 환율 급등 장세가 재현될지도 주목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미 강달러가 충분히 진행된 점을 주목하고 있다. 올해 원·달러 환율이 1200원선을 넘어선 것도 달러화 실수요가 10원가량을 끌어올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미 달러화의 추가 급등이 제한된 가운데 이연됐던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 유입되고,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취임이 완료되는 등 내년 초에는 '급등'대신 '조정'을 경계해야 한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올해 마지막 거래일인 2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8원 하락한 1207.7원에서 마감됐다.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인 12월 30일 종가인 1172.5원에 비해 35원 가량 높은 수치다.

올해 초 원·달러 환율은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미 FOMC의 금리 인상 여파와 함께 중국의 경제·금융 불안 우려 등이 맞물리면서 1월중 30원 이상 급등한 바 있다. 2월과 3월까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2월 25일에는 1238.8원에서 고점(종가 기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 미 금리 인상은 글로벌 경제의 펀더멘털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뤄져 신흥국 우려에 따른 자본 유출, 인위적인 위안화 절하 경계감도 맞물려 연초부터 달러화 강세가 가파르게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연말에는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과 확장적 재정정책 기대-물가 상승 압력 확대-금리 인상 가속화 전망이 맞물리면서 11월부터 강달러가 속도를 내왔다. 이달에도 FOMC가 1년 만에 두번째 금리 인상을 단행하고, 내년 금리 인상 전망을 2회에서 3회로 확대하면서 달러화 강세가 추가로 진행됐다.

12월말에 들어서자 달러화 지수 자체는 상승세가 주춤했지만 원·달러 환율은 수입업체 결제와 연기금 등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변경 등의 달러화 실수요를 반영하면서 지난 28일 1210.5원까지 급등했다. 올해 마지막 거래일인 이날은 수출업체 네고 물량과 달러화 조정 등을 반영해 1210원선을 반납하면서 거래를 마쳤다.

이미 충분히 강달러가 반영된 만큼 내년 초에는 조정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인프라 투자가 당장 내년부터 실행되기 어려운 가운데 미 금리 인상이 실제로 3회 가량 이뤄질지도 미지수라는 지적이다. 올해 연말 이연됐던 수출업체 네고 물량도 앞두고 있어 내년 1월에는 조정 압력이 우세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민경원 NH선물 연구원은 "달러화 지수 자체가 103p를 찍은 뒤에는 횡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트럼프발 기대심리로 급등했지만 추가 상승 모멘텀이 없고, 최근 트럼프가 1조달러 인프라 투자 공약 이행에 대해 한 발 물러서는 발언을 한 만큼 정책 기대가 꺼지게 되면 달러화도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월말 부진했던 네고가 이월되면서 연초부터 존재감을 과시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다소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하건형 연구원은 "내년에는 트럼프 정책 불확실성, 브렉시트 등 유로존 이슈 등의 정치적 이벤트들이 우려사항으로 꼽히지만, 미국 등 주요국의 경제 회복세가 견조하고, 보호무역주의를 위한 약달러 유도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는 만큼 달러화가 약세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한국의 12월 수출도 두자리수 증가세가 전망되는 가운데 지표 개선세가 확인되고 실수요 요인이 사라지면 강달러 기대가 완화될 것"이라며 "특히 1월 20일 트럼프 취임 이후에는 하단이 지지되고 상승에 민감한 최근의 추세가 반대로 뒤바뀔 수 있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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