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금융안정 유의할 때…경기 지켜보겠다" (종합)
이주열 "금융안정 유의할 때…경기 지켜보겠다" (종합)
  • 이은선 차민영 기자
  • ees@seoulfn.com
  • 승인 2016.12.15 14: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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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하방위험 커졌지만 긍정요인도…1월 재평가"
"美, 내년 추가 금리 인상 해도 자본유출 우려 낮아"

[서울파이낸스 이은선 차민영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2월 기준금리 동결의 근거로 대내외 불확실성을 꼽으면서 중립적인 스탠스를 유지했다. 미국 금리 인상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집권, 탄핵 정국 등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인 만큼 금융안정을 우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기 회복세 약화에 대응한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유보적'입장을 나타냈다. 4분기 경기의 하방 리스크가 커졌다고 인정하고,미국 금리 인상과 한은 기준금리를 분리하면서 인하 기대의 불씨를남겨놨다. 일단은 1월 수정경제전망 까지는 경기 흐름을 지켜보겠다며 '신중모드'를 고수했다.

◇"불확실성·변동성 높은 상황…가계부채+자본유출 우려"

이주열 총재는 15일 한은 소공동 본관에서 12월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를 갖고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진 대내외 여건 변화를 신중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그에 따른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고, 가계부채가 큰 폭의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고 밝혔다.

이달 기준금리 결정 역시 '금융안정'이 우선시 된 것이다. 이 총재는 최근 대내외 경제연구기관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내년 금리 인하론에 대해 "성장 하방리스크가 커졌지만, 기준금리를 운용할 때는 실물경제 흐름 못지 않게 금융안정 상황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현 상황에서 금리를 인하했을 시의 부작용을 우려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통화를) 완화할 때 나타나는 가계부채 증가나 자본유출 가능성을 동시에 놓고 볼 때 지금처럼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고 금융시장 변동성이 대단히 높은 상황에서는 금융안정에 한층 더 유의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 금리 인상 가속화 전망과 함께 일각에서 제기된 금리 인상론은 일축했다.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에 유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미 금리 인상에 따른 외국인자금 유출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미 금리 인상에 따른 자본유출 우려는 기준금리 결정의 한 요인이지만, 경기나 물가 등 종합적인 요인을 두루 평가해야 한다"며 "내외 금리차가 좀 더 축소되더라도 현재로선 대규모의 자금 유출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운데)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개월 새 하방리스크 커져…대내외 정치 리스크 가세"

금융시장 불안 가능성에 가려진 경기 하방리스크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다만, 글로벌 경기 회복과 유가 반등에 따른 수출 회복도 기대되는 만큼 1월까지는 경기 흐름을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이 총재는 최근 국내 경기에 대해"수출은 반도체 호조 등으로 금액과 물량 측면에서 소폭 증가한 반면, 소비는 대규모 할인행사의 종료와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회복세가 제약됐다"며 "당초 10월 전망에 비해서는 하방 리스크가 더 커졌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와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BOJ) 등 주요국 통화정책 향방이 경기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다. 특히 미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의 경제정책 변화 △영국의 유로존 탈퇴(브렉시트) 관련 불확실성,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등 대내외 정치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내놨다.

이 총재는 "내년 1월 출범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정책 변화와 함께 곧 가시화될 브렉시트 과정에서의 리스크 등을 눈여겨 봐야 한다"며 "국내 정치 불확실성에 따른 심리위축이 장기화된다면 기업 투자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불확실성 해소 노력이 무엇보다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국제유가 회복 등의 경기 상방 리스크도 상존하는 만큼 향후 흐름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이 총재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의 경기 회복세가 이전보다 확대됐고, 국제기구들도 내년도 세계 경기전망을 종전보다 올려잡고 있다"며 "글로벌 경기 회복세와 국제유가 상승으로 자원수출국 경제 여건이 호전될 가능성이 있어 우리 수출의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전반적으로 보면 하방리스크가 더 커보이지만, 추가적인 한 달 사이의 흐름을 지켜본 뒤 내년 1월 경제전망치를 세롭게 제시하겠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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