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美 금리인상, 국내 증시·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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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 랠리' 기대감↑·'머니무브' 가능성↓…"중장기적 영향 경계해야"

[서울파이낸스 김희정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해 12월 이후 1년 만에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했다. 일반적으로 금리인상은 증시엔 악재다. 하지만 현 상황은 그렇지 않다. 국내 투자자들은 기준금리 인상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며 '안도 랠리'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미국 금리인상 이슈가 이미 오랫동안 시장에 노출돼온 만큼 충격이 어느정도 선방영된데다, 4분기 국내 기업실적 전망도 점차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어 강세장(Bull Market) 기회가 찾아왔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도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우려됐던 '머니무브' 가능성이 낮을 뿐더러 되레 해외자금의 유입이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중장기적 영향에 대해서는 우려와 함께 경계감을 늦춰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간) 연준은 이틀간 진행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지금보다 0.50∼0.75%로 0.25%bp(Basis Point)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FOMC에 참석한 연준 위원들은 앞으로 금리가 얼마나 오르고 내릴 것인지 개인적인 생각을 담은 표인 '점도표'를 통해 내년 1년간 3차례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는 당초 2차례에서 상향 조정된 것이다. 이로써 장기 연방기금금리 전망치는 기존 2.9%에서 3.0%로 높아졌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시장 예상과 달리 점도표가 상향 조정돼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가능성이 높지만, 이러한 변화는 미국 트럼프 정부의 경제 정책 방향성이 상당부분 확인되는 내년 6월 FOMC이후에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구혜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인사에 대한 윤곽이 드러나면서 경제성장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져 있다"며 "다만 트럼프정부의 재무장관으로 내정된 스티브 너친은 '옐런의 통화정책을 존중하며 장기적으로 저금리를 지향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고 말했다.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미국 기준금리가 오르면 이론적으론 국내 주식시장을 비롯한 신흥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빠져 나갈 우려가 있다. 그러나 이번 금리인상 가능성은 시장에 이미 충분히 선반영된 상태기 때문에 달러 강세에 따른 '머니 무브'(money move·자금 대이동)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임혜윤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FOMC 이후 오히려 외국인의 자금 유입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미국 금리인상 경계감이 약화된 데 따른 달러 강세 되돌림과 불확실성 해소 후 나타난 원화 강세로 지난해 12월 미국 기준금리 인상 직후 원·달러 환율은 오히려 하락했다.

임 연구원은 "통화완화 기조를 이어가는 유럽중앙은행(ECB)의 결정으로 달러 강세 부담은 여전하지만 최근 신흥국 통화가치 반등, 글로벌 이머징마켓(GEM) 펀드 자금유입 가능성을 고려하면 FOMC가 외국인 수급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연구원도 "지난달 8일 미국 대통령 선거 후 국내 주식 시장이 '트리플약세(원화·채권값·주가 동반하락)'를 보이며 선하락했다는 점에서 FOMC를 변곡점으로 연말까지 강세장을 펼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코스피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약 37조원 수준으로 사상 최대치에 달한 점도 연말 상승 국면  가능성을 강하게 뒷받침한다.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은 7조9000억원을 회복했고, 삼성전자를 제외한 코스피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처음으로 29조를 넘겼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업이익 호조는 다른 어떤 요인보다 긍정적인 연말 장세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며 "특히 이와 같은 상승 흐름이 원·달러 환율 상승과 동반되는 다소 흔치 않은 환경속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OPEC 산유국들의 감산합의로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그동안 정체됐던 중동과 러시아 등 신흥시장의 수요를 회복시켜 우리나라 수출에 호재가 될 것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이 또한 증시에 호재라는 얘기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OPEC 회의에서 예상밖의 감산합의 결과가 나오면서 신흥국 리스크 지표(EMBI Spread)의 하락세가 뚜렷하고, 트럼프 당선을 전후로 심화된 신흥국 자금유출 현상도 단기에 그치는 조짐"이라며 "FOMC 이후 국내 증시도 연말 랠리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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