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MSC와 롱비치터미널 인수 추진…"2M 가입 협상중"
현대상선, MSC와 롱비치터미널 인수 추진…"2M 가입 협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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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현대상선

[서울파이낸스 황준익기자] 현대상선이 세계 2위의 스위스 선사 MSC와 손잡고 한진해운의 미국 롱비치터미널 지분 인수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상선은 1일 "롱비치터미널(TTI)인수에 TiL(MSC의 터미널 사업 자회사)과 컨소시움으로 참여했다"고 밝혔다.

현대상선은 지난달 28일 TiL과 컨소시엄을 이뤄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를 담당하는 서울중앙지법에 롱비치터미널 지분 인수를 위한 가격제안서를 비공개로 제출했다.

MSC는 현재 롱비치터미널 지분 46%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업계에서는 MSC가 롱비치터미널을 현대상선이 인수하길 희망해 측면 지원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법원은 롱비치터미널 지분 인수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로 SM그룹의 대한해운을 선정했다.

하지만 대한해운이 자금 문제로 인수 결정을 쉽사리 내리지 못하자 법원이 매각 주관사와 함께 현대상선 컨소시엄,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로부터 각각 가격제안서를 받았다.

법원은 조만간 적정 가격을 정해 대한해운에 제시할 예정이며 대한해운은 이 가격을 수용해 롱비치터미널을 인수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대한해운이 포기하면 현대상선 컨소시엄과 한앤컴퍼니 중 한 곳이 국내 인수 협상자 지위를 얻게 된다. 인수 협상자로 선정된 뒤에는 롱비치터미널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MSC와 별도 협의를 거쳐야 한다.

MSC가 현대상선과 손잡은 것은 롱비치터미널을 현대상선이 가져가는 것이 터미널 운영사 입장에서 이득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당초 MSC는 터미널 운영 자금을 낼 수 있고 물동량 확보가 가능한 선사에 롱비치터미널 지분을 넘길 수 있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대한해운 보다는 현대상선이 가져가는 것이 MSC 입장에서는 더 좋은 결과"라고 말했다. 벌크선사인 대한해운보다는 산업은행 등 정부 지원이 뒷받침 되는 현대상선이 더 낫다는 것이다.

SM그룹은 현대상선과 롱비치터미널 지분을 나눠서 인수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다만 현대상선은 부정적인 입장이여서 공동 인수가 성사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롱비치터미널의 새 주인은 늦어도 오는 15일 안으로 결정될 전망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MSC와 현대상선의 협력은 롱비치터미널 조기 정상화와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상호 협력을 통해 고객에게 효율적인 물류·터미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상선은 세계 최대 해운얼라이언스 2M 가입이 불발됐다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와 관련해 "두 선사 간의 협상 내용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이 나온 것"이라며 부인했다.

현대상선은 "현대상선과 2M은 얼라이언스 가입에 대한 구체적인 협상을 계속 진행 중"이라며 "다음주에 예정된 유럽 현지 미팅 등을 통해 마무리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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