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 금융위기 이후 '최악'…내우외환에 '메르스급'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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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최순실 리스크…11월 CCSI 95.8 '6.1p'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가계의 소비심리가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나쁜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최근의 국정 혼란과 미국 대선 여파 등으로 가계가 받은 충격은 지난해 내수절벽을 초래한 '메르스 사태' 수준이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더해 도널드 트럼프의 차기 미국 대통령 당선, 미국 금리 인상 경계감 등으로 '불안심리'가 급격히 커진 여파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11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이달 11일부터 18일까지 전국 2056개 가구를 조사한 결과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월대비 6.1p 하락한 95.8에 그쳤다. 이는 금융위기 당시인 지난 2009년 4월(94.2)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CCSI가 기준선(100)보다 크면 가계의 체감경기가 낙관적임을, 그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해당 지수가 기준선 밑으로 떨어져 '비관적인' 판단이 앞지른 것은 지난 6월 이후 처음이다.

▲ 자료=한국은행

11월 한달 만에 기록한 낙폭이 메르스 사태의 직격탄을 맞았던 지난해 6월(-6.7p) 수준에 근접한다. 안팎으로 불안한 경제 환경이 소비심리를 급격히 위축시킨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미 대선과 금리 인상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내 경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11월 가계가 6개월 전과 비교해 응답한 현재경기판단 지수는 전월대비 12p 급락한 60에 그쳤다. 향후 6개월을 내다본 경기전망 지수 역시 16p나 떨어진 64로 추락했다.

현재생활형편(90)과 생활형편전망(93) 지수도 각각 2p, 5p씩 하락해 부정적 응답이 많았다. 취업기회전망도 11p나 급락한 68로 나타났다. 임금수준전망 지수의 경우 2p 하락한 111수준이었다.

다음달 미국 금리 인상이 유력해지면서 가계의 금리 상승 기대도 높아졌다. 11월 금리수준전망 지수는 6p 상승한 112로 미국 금리 인상 직후인 올 1월(118)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금리 상승을 기대하면서 저축을 늘리겠다는 응답 비율은 낮았다. 가계저축전망 지수는 전월보다 2p 더 떨어진 92에 그쳤고, 현재가계저축지수도 3p 낮아진 87로 나타났다. 현재 가계부채는 1p 오른 106, 가계부채 전망지수는 2p 상승한 100이었다.

물가수준전망 지수의 경우 3p 오른 138로 높은 수치를 유지했다. 반면, 주택가격전망지수는 7p 하락한 107로 6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지난 1년 간의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물가인식 지수는 전월보다 0.1%p 오른 2.5%로 나타났고, 향후 1년 간의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월과 같은 2.5%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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